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꿨는데도 경선 규칙은 한나라당 5년 전 것을 그대로 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전혀 안 맞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저희가 요구하는 건 구체적인 경선 규칙을 제안했다기보다는 논의 기구를 만드는 게 순리에 맞다는 것”이라며 “저도 경선에 웬만하면 참여하고 싶지만, 논의기구 자체를 못 만들겠다는 발상은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탈당 가능성에 대해선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탈당할 것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여러 생각이 들고 기분도 좋지 않지만, 탈당은 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다.
정 전 대표는 “새누리당이 경선흥행 실패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제 거의 다 (대통령이) 됐으니 번거롭게 할 필요 없지 않느냐는 생각을 하는 듯하다”고 힐난했다.
또 “박 전 위원장이 대선후보가 되면 돕겠느냐”는 질문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산에 대해 정확하게 말해야 한다”면서 “경제발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군사독재도 사실이기 때문에 본인이 (박 전 대통령의) 공과에 대해 분명히 말해야 판단할 수 있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박 전 위원장이 2010년 지방선거 때 당의 선거를 도와야 했음에도 어떻게 처신했는지 잘 아시지 않느냐”라며 “본인이 후보가 되면 도우라는 그런 말씀을 본인이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정 전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다른 대권주자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그는 박 전 위원장에 대해 “국회에 오기 전에는 박 전 대표를 잘 안 다고 생각했는데 ‘정치인 박근혜’는 잘 모르겠다”면서 “어려운 환경을 거쳐 오며 이제 정치인으로서 ‘알 거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게 위험하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노력을 게을리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민주통합당 대권 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에 대해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후광이 많다”고 지적했고, 김두관 경남지사에 대해선 “성품은 좋으나 특정 정당에 입당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는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가 내게 ‘공동정부’라는 표현을 썼는데, 문 고문이 안 교수에게 ‘공동정부’라는 표현을 쓰더라”며 “안 교수가 신중하게 잘 처신하길 기대한다. 본인이 알아서 잘 할 것으로 본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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