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3C(Clean, Clever, Creative) 스마트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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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01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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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균(방송인, 한독 미디어대학원 초빙교수)
기업은 일류, 관료는 이류, 정치인은 삼류라는 말이 있다. 원래 일본의 고도성장기 때 발전 속도를 미처 따라 가지 못하는 일본의 관료정치 시스템을 비하, 비판한 매스컴용어이다.

미스비시(三菱), 미스이(三井), 스미토모(住友), 이토추(伊藤忠) 등 종합상사와 소니, 나쇼날, 파나소닉 등 전기 전자기업과 일본제철, 히타치, 도요타, 닛산등 대기업들이 세계시장을 석권하면서 일본을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끌어 올리고 있을 때, 일본의 관료들과 정치인들은 기업의 발목만 잡아 다녔다는 과장과 엄살이 섞인 일본기업들의 시각과 이들에 동조하고 나선 매스컴들의 논조가 그랬다.

그로부터 10~20년 쯤 후였을까? 한국의 삼성과 LG (당시 金星社, 1995년 LG전자로 개명)가 국민들의 애국심에 기댄 TV.냉장고 등 가전제품의 내수시장 활성화에 힘입어 미국 등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 시작한, 아마 1990~91년 무렵으로 기억된다. 마침 이병철회장의 작고 후 삼성 그룹 오너로 새로 취임한 이건희 회장이 해외시장 현장점검에 나섰다가 무참한 꼴을 목도한다. 미국 대도시 일류 백화점 매장마다 폼 잡고 광내고 있는 가전제품은 대부분 소니. 나쇼날 등 메이드 인 제팬 이었고 삼성제품은 서울에서 받던 보고와는 달리 어디서고 구경조차 힘들었다.

화가 난 이회장이 아랫사람들을 질책하고 수소문해서 찾아 낸 삼성전자의 TV와 냉장고는 부두 창고에서 풍잔노숙(風殘露宿)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이 회장은 그룹 사장들에게 ‘일본기업이 일류라면 삼성은 이류’라고 질타했다. 당시 이회장의 ‘이류 기업론’이 와전(訛傳)되어 ‘그럼 정부는 삼류고 정치인은 사류란 말이냐’라고 고위층이 진노하는 바람에 잠시 곤욕을 치르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어쨌든 삼성의 오늘은 먼지를 뒤집어 쓴 채 하역장에 쌓여있던 삼성제 TV.냉장고에 대한 반성과 분발에서 다시 시작 된 것이 사실이다. ‘이류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이 일본 따라잡기 혹은 베끼기를 뛰어 넘어 세계가 인정하는 '일류' 삼성을 만든 것이다.

일본이 지금도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말이 있다. ‘일본은 자원부족국가’라는 말이다. 자원이 부족한 나라인 만큼 믿을 건 사람이라는 인식아래 일류기술자, 최고의 장인(匠人)을 지향해 온 나라가 일본이다. 단순히 기업에 그치지 않고 마스시다 정경숙(政經塾)같은 것을 만들어 나라를 이끌어 갈 최고의 정치인, 관료를 양성하기도 했다. 노다 요시히코 현 일본총리는 바로 마스시다 정경숙의 제1기 졸업생이다.

2012년 한국은 어떤가? 자원부족이라면 한국처럼 절박한 나라는 없다. 요즈음 104년만의 가뭄이라는 고통을 당하면서, 얼마 전 느닷없이 실시된 정전 연습의 불편을 겪으면서 자원부족 국가의 현실을 더욱 절감하게 된다. 고통과 불편을 감수하고 위기를 극복해 선진국으로 가기위해서는 우리도 달리 방법이 없다. 자원의 절대 부족을 인재 양성으로 극복하고 일류 선진국으로 진입한 일본은 우리에게 결코 교과서는 아니지만 아직도 중요한 참고서다. 일본이 지향했던 것처럼 우리 기업도 일류, 정부 관료도 일류, 정치인도 일류, 더 나아가 국민 모두가 일류가 되는 수밖에 없다.

지면 관계상 한군데만 지적하고 넘어가자. 마침 대통령선거가 연말로 다가온 정치권 얘기다. 아직 여야가 공히, 자당 후보를 내기위한 당내 경쟁국면이긴 하지만 어느 쪽도 정치는 보이지 않고 정쟁만 시끄럽다. 비전은 간 데 없고 파당만 무성하다. 한마디로 일류의 모습은 실종되고 이류, 삼류의 면면만 도드라진다. 일류의 정치란 어떤 것인가? 무엇보다 파당은 정당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하고 정당은 정책과 비전을 우선해서 내놓아 국민을 안심시키고 감동을 줘야 한다. 그 과정을 통해 뽑힌 대선 후보와 정당은 임기 5년의 정책공약과 적어도 향후 50년을 관통하는 국가 비전을 제시해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3C-Clean, Clever, Creative-를 슬로건으로, 스마트 코리아를 달성하는 정치가 일류 정치이고 그런 공약을 내건 후보에게 표를 주고 싶다.













아주경제 윤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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