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의 신문들은 그들의 지도자인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 마리오 몬티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긴축정책을 고집하던 메르켈 총리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메르켈은 정부의 긴축조치 없이 유럽 구제기금을 은행들에 직접 지원하는 것에 반대해 왔다.
독일의 매체들도 메르켈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유로안정화기구(ESM)가 재자본화에 나선 이탈리아와 스페인 은행에 구제금융을 직접 지원하는 제도를 결국 수용했다고 전했다.
일간지 빌트는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목표를 달성했고 앞으로는 구제금융을 받기가 더 쉬워질 것"이라며 "(메르켈) 총리가 의심할 여지 없이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고 비난하는 내용의 칼럼을 실었다. 다른 일간지 쥐드도이체 자이퉁 역시 1면에 '메르켈 굴복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프랑스의 좌파 성향 일간지 리베라시옹도 "올랑드, 몬티, 라호이의 압력에 메르켈이 EFSF과 ESM의 구제기금이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유로존 은행들을 직접 지원하는 합의안에 따르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결정으로 메르켈 총리가 당장 명성에 손상을 입거나 자국에서 정치적 위기에 맞닥뜨리게 됐다는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프라우 나인(Frau Nein·미스 노)'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던 메르켈이 자신의 기존 강경 입장을 누그러뜨린 것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하나의 사건으로 기록됐다.
독일 일간지 빌트가 '지난 약 2년간 금융위기 상황이 진행되는 동안 처음으로 독일의 의사가 관철되지 않았다'고 지적한 점은 메르켈 총리에게 어떤 형태로든 부담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메르켈 총리는 정상회의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해결책을 찾는 것이 이번 회의의 목표"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유럽 국가들이 위기 국가의 국채를 직접 매입하는 것을 허용했으며, 스페인을 지원하는 구제자금의 변제 선순위권을 폐지해 이들 국가 채권에 투자가 이뤄지도록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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