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체 가격 인상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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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0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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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운 기자= 정부의 물가 억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식품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들이 제품을 리뉴얼하며 용량을 줄이는 방법 등을 동원, 고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천연과즙 우유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 패키지 리뉴얼 제품을 출시하면서 용량을 축소, 소비자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이 제품의 가격은 1000원으로 변함이 없지만 리뉴얼 이후 용량을 270㎖에서 240㎖로 줄였다. 내용물은 전혀 바뀌지 않았지만 포장을 바꾸면서 용량을 30㎖ 줄인 것이다. 회사 측은 "원유 등 원가 상승분을 반영해 리뉴얼 제품의 용량을 줄였다"고 밝혔다.

팔도 역시 지난달 25일 여름철 히트상품인 비빔면의 편의점 가격을 인상해 소비자들의 불만을 자아내고 있다. 팔도비빔면은 600억원 규모의 비빔면 시장에서 연간 3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릴 정도로 시장에서 영향력이 막강하다.

팔도 측은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4년간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름 성수기를 앞둔 상황에서 기습적으로 가격을 인상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이같은 식품업계의 가격 오름세는 지난 4월 총선 이후 계속되는 모습이다.

보광훼미리마트는 4월부터 700원짜리 기존 삼각김밥보다 용량을 키운 제품 11개를 800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동서식품도 맥스웰하우스 400g짜리 포장 제품을 100~200g짜리로 바꾸면서 값을 최고 27.2%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GS25에서 판매하는 삼각김밥도 제품 이름 앞에 '뉴'를 붙이고 용량을 6g 늘린 후 가격을 100원씩 올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계속되는 국제 원자재 시세 급등에도 불구하고 가급적 가격인상을 자제했으나 최근 경영난 가중으로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리고 있다"며 "최근에는 내용량을 줄이거나 브랜드 변경 등 우회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사례도 부쩍 많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유통업계 관계자는 "제품 포장을 리뉴얼하면서 용량을 줄이는 것은 가격을 올리지 못할 때 식품 회사들이 흔히 쓰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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