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카드수수료 체계…35년 만에 대수술

영세가맹점 1.5% 우대수수료율 적용…대형가맹점은 평균 0.2~0.3%P↑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오랫동안 논란이 돼 왔던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 체계가 35년 만에 옷을 갈아입었다.

영세가맹점의 우대수수료율이 1.5%로 인하 적용되고, 소액결제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다만 대형가맹점의 수수료율은 0.2~0.3%포인트 인상되고,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부당행위에 대한 감독도 강화된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여신금융협회는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신(新)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체계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수수료체계 개편안에 따르면 기존 업종별 수수료체계가 가맹점별 수수료체계로 전환되면서, 전체가맹점의 평균수수료율이 기존 2.09%에서 1.85%로 0.24%포인트 낮아진다.

전체 223만개 가맹점 중 96%(214만개)에 해당하는 가맹점이 수수료율 인하 효과를 보고, 1%(1만7000개)에 해당하는 카드 매출액 1000억 이상의 대형가맹점은 평균 0.2~0.3%포인트 오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대형과 일반 가맹점간 수수료율 격차도 기존 3%포인트(1.5~4.5%)에서 약 1%포인트(1.5~2.7%) 수준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연매출 2억원 미만의 영세가맹점은 기존 1.8%에서 0.3%포인트 낮아진 1.5%의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다. 전체 223만개의 가맹점 중 68%인 152만개 가맹점이 혜택을 받게 된다.

금융위는 영세가맹점에 대한 우대수수료율 적용을 업계 자율로 법시행 이전인 9월로 앞당겨 실시할 예정이다.

소액결제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 부담도 완화된다. 금융위는 소액결제가 많은 슈퍼마켓, 편의점 등 가맹점(평균결제금액 2만원 이하)의 수수료율이 최대 2.7%를 초과하지 않도록 상한선을 설정했다.

이들에 대한 수수료율은 기존 적용됐던 구체계 수수료율, 개편된 신체계 수수료율, 수수료율 상한선 2.7% 중 가장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토록 했다.

금융위는 이러한 수수료율 체계를 적용할 경우 평균결제금액 2만원 이하의 가맹점 중 수수료율이 인상되는 가맹점은 전무하다고 설명했다.

대형가맹점의 부당행위도 금지된다. 대형가맹점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낮은 수수료를 요구할 수 없으며, 신용카드사에 대해 수수료 부담 경감 목적의 대가지급 요구 행위도 금지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대형가맹점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고, 부당한 요구를 수용한 카드사도 시정요구 및 시정 불이행시 3개월 영업정지 또는 과징금 5000만원이 부과된다.

금융감독원은 공정한 가맹점간 수수료 부담 체계를 위해 카드사와 대형가맹점간 가맹계약을 중점적으로 특별점검할 방침이다.

한편, 카드사들은 금융위가 제시한 원칙과 기준에 따라 가맹점별로 합당한 수수료율을 산정해야 한다. 새로운 체계를 적용할 경우 카드사는 연간 약 8739억원의 수수료수익 감소가 예상된다.

이두형 여신금융협회 회장은“평균 수수료율 인하로 카드업계의 경영상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서민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새로운 카드가맹점 수수료 체계가 조속히 정착할 수 있도록 다같이 고통을 분담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카드사들의 과당 경쟁을 지양하고 고비용 마케팅 구조를 개선해 철저히 리스크 관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