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로그룹은 이날 회의에서 스페인 은행 및 은행주주들이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앞서 스페인 은행의 우선주와 후순위 채권들을 청산해야 한다고 합의했다.
스페인 중앙은행에 따르면 은행들이 발행한 후순위 채권 및 신종 자본증권 규모는 670억유로에 달한다. 이들 대부분은 개인투자자들의 예금 상품으로 판매됐다.
노무라의 다라프 퀸 은행애널리스트는 “스페인과 다른 유럽국가간 차이점은 주로 개인투자자들이 상품을 보유했다는 것”이라며 “이들은 투자한 상품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재무장관은 이에 대해 "개인 투자자들이 예금상품에 투자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구제금융으로 인한 잠정적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스페인 정부는 최대한 고객 보호 정책을 확대하고 금융기관의 판매를 제한할 계획이다.
다만 유로존 재무장관은 이날 이달 말까지 구제기금 1000억유로 가운데 1차 지원금인 300억유로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올리 렌 EU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은 300억유로가 긴급한 사고를 위한 예비금이라고 전했다.
유로그룹은 이날 스페인에 은행 규제와 감독을 철저하게 점검할 것을 요구했다. 유로존 재무장관은 스페인중앙은행의 은행 감독권을 유럽위원회에 넘기라고 요구했다. EU가 직접 스페인 은행의 유동성에 대한 상태를 점검하고 감독하겠다는 의지다.
또한 스페인에 대한 구제금융 집행 방법에 대해서는 일단 스페인 정부기관인 은행구조조정기금(FROB)를 통해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스페인 은행에 직접 지원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스페인 정부가 안게 되는 부채가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유로존 단일 감독기구 설립안이 최종적으로 승인되면 구제자금은 은행에 직접 투입하기로 합의됐다.
유로그룹은 스페인 구제금융 프로그램 실행에 대한 최종안을 여전히 논의하고 있다. 논의 안건으로 14개 스페인 대형은행에 대한 강도 높은 스트레스 테스트 조항과 스페인이 은행 부실 자산을 모으는 배드뱅크 설립도 포함돼 있다. 오는 20일에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스페인 구제금융 절차에 대해 최종안이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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