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한국 재정관료가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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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1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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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명주 과장 “아프리카에서 세계 최초로 심장 이식수술이 이뤄졌다”

김명주 기획재정부 회계결산과장은 "더이상 백인의 왜곡된 시각으로 아프리카를 보지 말고, 한국인의 눈으로 바라보자"고 말한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우리가 인지하지 못한 사이 우리는 백인의 눈으로 아프리카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4년동안 현지에서 느끼는 건 전쟁과 가난, 식민지로 얼룩진 아프리카는 실상이 아닌 현상에 불과했다. 그들의 역사와 자연, 풍부한 천연자원 등을 놓친 셈이다.”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에서 4년을 보낸 김명주(45) 기획재정부 회계결산과장은 그의 저서 ‘백인의 눈으로 아프리카를 말하지 말라’를 쓰게 된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김 과장이 AfDB에 선임자문관으로 파견 근무를 하면서 ‘현지에 수많은 한국인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아프리카에 대한 지식이나 이해도가 낮을까’하는 의문이 생겼다고 한다. 반복적인 시행착오와 높은 학습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다.

김 과장은 이런 점에 착안해 책을 쓰기로 결정했다. 그는 “이것도 일종의 직업병일 거다, 공무원이다보니 얕은 지식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아프리카를 제대로 알려줘서 도움이 돼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왜곡돼 알려진 아프리카를 바로 잡고 싶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피상적으로 알려진 아프리카에 관한 역사는 과거 아프리카인들을 노예로 삼았던 백인이 만들어낸 역사라는 설명이다.

김 과장은 “아프리카에도 펭귄이 있고, 아프리카에서 세계 최초의 심장 이식 수술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지 모르겠다”며 “노벨상 수상자가 20명이나 된다는 사실도 대부분 알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삼호주얼리호 피랍사건’으로 잘 알려진 소말리아 해적들의 얘기도 꺼냈다. 그는 “그 해적들도 한 때는 평범한 어부였다. 프랑스가 현지 앞바다 물고기를 싹쓸이해 가거나 유럽 회사들이 처리 곤란한 폐기물을 버리고 도망가니 먹고 살 길이 막막해져 해적질을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명주 기획재정부 회계결산과장은 10일 '백인의 눈으로 아프리카를 말하지 말라'를 발간했다.

물론 김 과장도 2008년 당시 튀니지로 떠날 때는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더 컸다. 그는 “아프리카 하면 전쟁과 가난, 식민지가 떠올라 망설여지긴 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백인의 시각’에 익숙진 탓.”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과장이 튀니지에 짐을 풀게 된 것은 김동연 재정부 차관의 역할이 컸다. 2008년 당시 김 차관이 “일반적으로 월드뱅크(WB)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으로 많이 가지만, 오히려 완결된 조직에서 일 하는 것보다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이라며 AfDB를 추천했다는 전언이다. 김 과장을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고생도 많이 했다. 시에라리온의 비포장도로에서는 눈에 실핏줄이 터지기도 했고, 우간다에서는 모기로 ‘샤워’도 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재스민 혁명을 직접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의 실체를 알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김 과장은 “얉은 지식과 경험이지만,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이제는 아프리카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그는 이 책의 후속 편인 제2권 ‘우리가 몰랐던 아프리카’를 집필 중이다. 오는 9월 말에 출간될 2권에서는 아프리카의 일반 현황, 경제, 자원, 종교, 선진국의 진출 전략 등을 분석한 후 우리나라의 아프리카 진출 전략에 대해 제언하는데 중점을 뒀다.

한편, 김 과장은 재정부 공무원으로, 1995년 행정고시(재경직)에 합격한 후 정보통신부, 기획예산처, 청와대비서실, 재정부를 거쳐 현재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에 파견돼 선임자문관으로 근무했다. 지난 1일 재정부 재정관리국 회계결산과장으로 복직했다. 서울대-KDI국제정책대학원(공공정책)-미주리주립대 대학원(MBA)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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