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의원과 함께 비박(비박근혜) 대선 주자 3인방 가운데 한명인 김 지사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요구를 친박계 중심의 당 지도부가 ‘묵살’하자 지난 6월 29일부터 대권 행보를 잠정 중단했었다.
김 지사 측은 11일 휴대전화 메시지를 통해 “정말 오랜 고뇌 끝에 내린 구당 차원의 결단이다. 새누리당의 재집권과 대한민국의 발전을 바라는 많은 분들의 염원을 뿌리칠 수 없었다”면서 “김 지사가 내일 오후 2시 새누리당 당사에서 경선 참여 기자회견을 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의 결단에는 황우여 대표와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캠프 공동 선대위원장인 홍사덕 전 의원의 설득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변의 평가는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지도부가 오픈프라이머리를 수용하지 않으면 불출마하겠다고 수차례 밝혔던 김 지사가 말을 바꾼 셈이 되는 데다, 어차피 경선을 해봤자 박 전 위원장의 ‘추대식 들러리’에 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김 지사 입장에선 경선 완주 후 차차기 ‘포스트 박(朴)’의 입지를 다지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이마저도 ‘다크호스’인 김태호 의원의 경선 참여 선언으로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김 의원에게 2위 자리를 내줄 경우, 김 지사는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될 거란 관측이다.
이에 반해 새누리당은 ‘경선 흥행 실패’라는 부담을 덜어내고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오히려 박 전 위원장의 독주 속에 김 지사와 김 의원의 ‘2위 싸움’이 경선의 또 다른 흥행 요소로 부각될 수 있다는 기대감까지 나타내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김문수, 김태호 두 사람이 각각 수도권(경기)과 영남(경남 김해), 정통 보수진영과 세대교체(50대)라는 각각의 장점을 갖고 있는 만큼 전국순회 합동연설회 등 경선과정에서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태호, 출마 선언…“낡은 리더십 세대교체”
같은 당 김태호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출정식을 갖고 “낡은 정치 리더십의 세대교체”를 외치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의원은 “지금 새누리당은 새로운 도전도, 치열한 논쟁도, 가슴 벅찬 꿈도 보이지 않는다”며 “새로운 시대로 가는 다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지사와 김 의원의 경선 참여로 새누리당 대선 경선은 박 전 위원장,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과 안상수 전 인천시장 등 5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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