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감사원이 발표한 ‘기금의 자산운용 실태에 대한 2009~2011년 자료’에 따르면 기금은 특정 사업에 안정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예산과 별도로 설치ㆍ운영되며 2010년말 기준 국민주택기금 등 63개, 964조여원 규모지만 이중 실제 운용되는 자산규모는 480조여원이다.
감사원은 “기금관리주체들은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수익률이 낮은 자산을 누락하고 기준과 다른 수익률계산방식을 사용한 자료를 제출했으며, 평가주체인 기재부와 운용평가단은 제출받은 자료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기금 평가에서 86.51점을 받아 1위를 한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은 기금의 중장기자산의 3년간 누적 수익률을 산정하면서, 간접운용분만 포함하고 성과가 나쁜 직접운용분은 누락해 2008년은 0.6%포인트 낮게, 2009년과 2010년은 각각 0.5%포인트 높게 산정했다.
감사원은 농업협동조합중앙회, 고용노동부,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 중소기업진흥공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도 기금평가편람에서 규정된 방식이 아닌 계산식으로 운용수익률을 평가해 주의 조치를 내렸다.
연기금의 여유자금을 모아 운용하는 ‘연기금투자풀’의 주간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은 일부 자금을 수년간 직접 운용하거나 자본시장법에서 금지하는 ‘자전거래’를 실시하는 등 규정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운용은 지난해 정보통신진흥기금 등 18개 기금 등에서 예탁한 통합펀드재산의 전부 또는 일부에 해당하는 연평균 잔액규모 5373억원을 하위운용사에 배정하지 않고 직접 운용하는 등 주간운용사를 하면서 스스로 규정을 어겼다.
특히 2010년 감사에서 이러한 사안이 적발됐음에도 직접운용 금액을 2011년에는 연평균 잔액기준으로 1309억원이나 늘렸다.
농협중앙회는 정부 출연금 1조3000억원을 다른 은행의 정기예금에 예치하면서 낮은 금리를 받아, 정상적인 수준보다 101억원의 이자를 덜 받은 것으로 적발됐다.
감사원은 계량평가에서 9~10% 비중을 차지하는 평가지표 2개에 대해 표본실사한 결과 36개 기금 중 33개가 기준과 다른 방법으로 자료를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또 앞선 3번의 평가에서 폐지 판정을 받은 기금 10개 중 3개만 폐지됐고 통합 판정을 받은 기금 10개 중 실제 통합된 기금은 없는 등 지적사항 이행이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기금의 종류별 수익률을 공시하지 않는 점, 위탁기관 연간풀(pool)에서 탈락한 업체로부터 자금을 회수하지 않고 운용을 계속 맡긴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감사원은 “이번에는 평가제도를 검토했고 개별 기금의 고유사업에 대한 사업운영평가는 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기금평가제도 전반에 대해 종합적인 접근방안이 모색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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