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왼쪽)와 필 미켈슨. [미국 골프채털 홈페이지 캡처] |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이상 미국)이 지난주 미국PGA투어 그린브라이어클래식에 출전하면서 이례적으로 ‘출전료’(appearance fee)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출전료는 상금 외에 따로받는 초청비· 거마비조로 주최측에서 톱랭커들의 출전을 유도하기 위해 지불하는 돈이다.
미국 골프채널은 15일 홈페이지에 실은 글에서 “한 신문에 따르면 지난주 우즈는 180만달러(약 20억7000만원), 미켈슨은 100만달러(약 11억5000만원)를 받고 그린브라이어클래식에 출전했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그 대회 총상금은 610만달러, 우승상금은 109만8000달러였다. 두 선수는 총상금의 절반가량을 미리 받고 나간 것이다. 또 우즈는 우승상금의 1.6배, 미켈슨은 우승상금에 버금가는 액수를 받았다는 얘기다.
우즈는 특히 그 직전주 자신이 주최한 AT&T내셔널에서 우승했다. 우즈같은 톱랭커가 우승한 바로 다음주에 ‘일반 대회’에 나가는 일은 좀처럼 드물다. 당시 일각에서는 우즈가 메이저대회(브리티시오픈)를 앞두고 2주연속 출전하는 것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다. 이 대회는 2010년 창설됐고 지난해에는 미켈슨만 출전했었다.
지금까지 미국PGA투어프로들은 미국PGA투어 대회에 나갈 때에는 출전료를 받지 않는 것이 관행이었다. ‘장타자’이면서 많은 화제거리를 낳는 존 데일리나 대회를 앞두고 열리는 이벤트성 행사나 클리닉 등에 나갈 경우 등 예외는 있었다. 그들은 미국PGA투어 외의 대회에 나갈 때에만 출전료를 받아왔다. 그에 비해 유러피언투어는 출전료가 인정됐다. 유러피언투어는 유럽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톱랭커들은 유러피언투어 대회에 나가더라도 출전료를 받는 것이 관례화됐다.
우즈와 미켈슨은 거액의 출전료를 받고 나간 대회에서 약속이나 한 듯 커트탈락했다. 두 선수가 같은 대회에서 동시에 커트탈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출전료를 받고 나간 선수가 이틀만 대회에 모습을 드러내고 정작 갤러리들이 몰리는 주말에는 뛸 수 없게 되자 주최측은 더 곤란해지고 논란이 증폭된 것은 불문가지다.
이번 일로 미국PGA투어프로들이 미국에서 벌어지는 미국PGA투어 대회에 출전할 때에도 상금 외에 출전료를 받는 것이 표면화될지 주목된다. 특히 메이저대회나 월드골프챔피언십 등 큰 대회와 일정이 겹치거나 큰 대회 앞뒤에 열리는 ‘B급 대회’ 주최측은 거액을 들여서라도 톱랭커들을 유치할 가능성이 크다. 톱랭커들은 지금보다 더 대회를 골라서 출전할 것이므로 일반 대회에서 그들의 모습을 보기는 점점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톱랭커와 평범한 선수들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이나 중국 호주 등지에서 톱랭커들을 초청할 때 지불하는 출전료도 덩달아 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즈가 한국이나 호주 중동 등지의 대회에 나갈 때 받는 초청료는 300만달러, 미켈슨은 200만달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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