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파는 월스트리트 대형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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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1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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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립 정유사와 손잡고 국제 큰손들과 경쟁

아주경제 송지영 워싱턴 특파원=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월가의 대표적인 은행들이 최근 미국 정유사들에게 원유를 공급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즈(F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미 골드만삭스는 캘리포니아, 루이지애나 및 텍사스의 알론유에스에이(Alon USA)가 보유한 정유회사들에게 정유와 원유를 공급하는 가장 큰 고객이 됐고, JP모건과 모건스탠리도 최근 정유사들에게 원유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고유가 시장에서 큰 돈을 번 대형 정유사들도 있지만, 많은 독립 정유사들은 현금이 부족했고 그동안 은행에 융자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은행이 대신 뛰어들게 됐다고 FT는 보도했다. 이들은 은행에 주식을 맡기고 현금을 빌려가곤 했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독립 정유사인 바이톨(Vitol)의 제임스 다이어 부사장은 “원유 가격이 높아지면서 독립 정유사들이 재고를 확보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했다”며 “은행이 중간에서 자금을 공급하면서 정유 공급자 역할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JP모건의 글로벌 천연상품 투자부 리더인 블라이드 매스터스는 “정유사가 원유를 보유해 책임지는 시간이 줄어들었다”며 “은행은 다른 정유사들과 직접 경쟁하지는 않지만 결국은 이를 촉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립 정유사에 자금을 공급하면서 원유를 확보할 수 있는 여력을 만들어주고, 회사의 대차대조표도 안정적으로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JP 모건체이스는 이번달에 미 동부지역에서 가장 큰 독립 정유사에게 원유를 공급하고 정유 제품을 받기로 합의했다. 모건 스탠리도 PBF에너지사가 소유한 오하이오 정유사에게 원유를 공급하고, 다시 정유된 가솔린, 디젤 등을 사들이고 있다.

이같은 은행들의 정유 거래는 정유사들에게도 나쁘지 않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면서 힘겨운 자금 전쟁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그동안 BP, 로열덧치쉘 및 세브런 등 국제 대형 정유사들과 어려운 경쟁을 했지만, 대형은행들이 자금을 공급하면서 경쟁력을 갖추게 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활동을 확대하기 위해 은행들은 현재 미 정치권에 자기자본으로 원유 등 상품에 대해서 선물 계약을 할 수 있게 로비를 하고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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