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황인성 기자=싸이는 독특한 캐릭터다. 연예인이지만, 얼굴이 눈에 띌만큼 잘생기지도 않았고 흥겹지만, 그리 춤을 잘추는 것도 아니다. 개별적으로 보면 항상 2% 부족한게 싸이다. 하지만, 그는 고객을 모시는 업주의 마음으로 콘서트를 연일 매진시키고 있으며, '챔피언' '새' '연예인' 등 댄스부터 발라드까지 다양한 노래를 직접 작사, 작곡해 히트시켰다.
뭐하나 특출나지 않지만, 싸이는 무대에서 부족한 시력으로 강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 가창, 춤 실력은 각각 90% 안밖이지만, 무대에서 이 솜씨는 120% 이상의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것. 싸이의 무대 장악력은 대한민국 어떤 가수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12년 가수의 원동력이자 내공이다.
YG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고 낸 두 번째 앨범 '싸이 육갑'은 내공과 혁신이 만난 수작이다. 싸이는 "'챔피언'처럼 활기찬 노래보다 '새'처럼 코믹하고 재밌는 노래를 만들려고 초점을 뒀다. '챔피언'이후 너무 으샤으샤 분위기로 치우친 것 같아 이번에 초심으로 돌아가려고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그런 의도는 맞아 떨어졌다. 15일 발매된 6집 '싸이육갑'은 온라인 음원차트에서 1위부터 10위안에 전곡이 올라가는 기염을 토했다. 7월 가요계는 아이돌의 뜨거운 경쟁이 격돌하는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싸이는 막강한 파괴력으로 형님의 자존심을 세웠다.
싸이는 이 같은 성공에 대해서 "이번 앨범의 성공이 뜻깊은 것은 '빈집털이'가 아닌 당당히 아이돌과 경쟁해 이룬 성과라는 점이다. 노력한만큼 결과가 나온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지금이야 시원하게 이야기하지만,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싸이는 고민이 많았다. 초창기 히트곡 '새'와 같이 싸이 특유의 양스러움(양아치의 준말 싸이가 표현함)을 되살리기 위해 안무부터 노래 하나하나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말춤은 싸이 특유의 가볍고 흥겨운 싸이스러움을 현실화시킨 것이다. 넓은 인맥으로 현아, 성시경, 유재석, GD 등 가수의 지원사격도 받았다. 이번 앨범의 성공은 그러 싸이의 인적 물적 자원이 투입돼 이룬 성과다.
데뷔 12년째 아내의 남편 무소유 정신에 대해 감사하다는 싸이는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다. 바로 기획자로서 변신을 준비하고 있는 것. 이미 공연은 선배 가수 김장훈에게 사사받은 그는 YG엔터테인먼트로 들어가 또 다른 공부에 들어갔다.
싸이는 "YG엔터테인먼트에 들어오니 정말 배울 것이 많다. 장훈이 형에게 공연에 대한 것을 배웠다면,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형에게는 기획자의 자질을 배우고 싶다. 먼 훗날 제 레이블을 만들고 싶기 때문. YG엔터테인먼트의 시스템과 인재를 보면서 깜짝 놀랄때가 많다"고 감탄했다.
기회가 되면 싸이는 YG산하 레이블을 만들고 싶어했다. 그것도 멀지 않았다. 내년이면 그 윤곽이 드러날 계획이다.
싸이는 이제 일본에 진출한다. '강남스타일'을 일본 '롯본기' 스타일로 번안해 다른 시장을 공략하는 것. 싸이의 총총한 발걸음이 앞으로 어디까지 이어질 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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