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왼쪽 2번째)이 20일 방한, 르노삼성 부산 공장을 둘러보는 모습. 르노-닛산은 이날 오는 2014년부터 닛산 로그 8만대를 이 곳에서 위탁 생산한다고 발표했다. (사진= 르노삼성 제공) |
르노삼성자동차는 20일 모회사인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회사에 약 1억6000만 달러(약 1700억원)을 투입키로 하고, 자사 부산 공장서 오는 2014년부터 로그 생산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은 이를 위해 이날 방한, 부산공장을 둘러본 후 오후 5시부터 서울 여의도 63시티에서 기자간담회를 연다.
금액 및 생산시기ㆍ규모는 아직 정확히 확정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 곳에서 생산된 대부분 모델이 미국에 수출될 예정이다. 올 상반기 로그의 국내 판매대수가 23대에 불과한 점 등을 감안할 때 국내 판매는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해외 브랜드, 해외 개발 모델이 제3국 수출을 위해 국내에 생산을 위탁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GM도 연 60여 만대의 쉐보레 모델을 생산ㆍ수출하고 있지만, 이 모델은 모두 국내에서 개발된 차종이다.
이번 위탁생산은 르노삼성의 생산량 저하에 따른 그룹 차원의 특단의 조치로 해석된다. 회사는 지난 2010년 이래 내수판매와 수출이 지속 감소하며, 올 상반기 생산량이 8만여 대(연간으로 환산하면 16만~17만대)에 그치고 있다. 내수 점유율도 2년새 10%에서 4%로 떨어졌다.
이에 르노-닛산은 올 상반기 르노삼성의 SM7(수출명: 탈리스만)의 중국 수출을 지원하는 데 이어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을 결정한 것이다. 다만 업계 일부에서는 신모델 개발 없이 위탁생산이 늘어날 경우 개발 역량이 없는 단순 생산기지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곤 회장은 기자간담회에 앞서 “르노와 닛산, 르노삼성 3사가 협업, 유연한 대응력을 보여주는 윈-윈-윈 전략”이라며 “르노삼성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한편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프랑스 르노그룹이 일본 닛산그룹과 지분교환 형식으로 협력하는 독특한 형태의 그룹사다. 지난해는 전년동기대비 9.4% 늘어난 690만대를 판매, GM-폭스바겐-토요타에 이어 글로벌 4위 자동차 판매기업에 오른 바 있다. (현대기아차는 659만대로 5위)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