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총기난사 사건..총기 규제 논란 수면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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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7-2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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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문정빈 기자=미 콜로라도주의 오로라시 인근 영화관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미국이 큰 슬픔에 잠겨 있다.

지난 20일 새벽 덴버시 근교에 있는 오로라시에서 일어난 무차별 총격으로 최소 12명이 사망했고 59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상자 중엔 생후 3개월 된 아이와 한국인 교포인 한유진(21)씨도 포함돼 있으나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현장 주변 추모대에는 꽃다발과 촛불을 밝히며 피해자들을 애도하는 시민들이 줄을 잇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지난 20일 포고령을 발표 오는 25일 일몰 때까지 엿새간 조기를 게양할 것을 지시하며 피해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범인 "나는 조커" 주장
용의자인 제임스 이건 홈스(24)는 주변 주차장에서 긴급 체포돼 현재 조사를 받고 있다. 연방수사국(FBI)의 한 관계자는 홈스는 신경학을 전공한 의학도 출신으로 테러와는 무관한 단독 범행이라고 밝혔다.

범인 제임스 홈스는 경찰에서 자신이 영화 배트맨 시리즈의 악당인 '조커'라고 주장했다.

이날 영화관 총격사건은 배트맨 시리즈인 '다크 나이트 라이즈'가 상영된 지 약 30분쯤에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홈스는 새벽 0시를 기해 영화가 시작되자 방탄복과 방탄 헬멧 등으로 무장한 채 무차별 총격을 시작했다. 목격자들은 그가 탄창을 바꿀 때 외엔 계속해서 총을 난사했다고 전했다.

홈스는 외톨이 성향으로 10대 때부터 남들과 잘 어울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범행 전 인터넷 등을 통해 총기 네 정과 총탄 6000발, 폭발물 재료 등을 사들였다. 이 가운데는 한 번에 백 여발을 장전할 수 있는 대형 탄창도 포함돼 있었다.

댄 오아츠 콜로라도 오로라 경찰서장 '용의자가 지난 넉 달 동안 매우 많은 양의 택배를 주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미국에서는 극장 등 많은 사람이 모이는 건물의 보안검색이 강화되고 있다.

◇오바마·롬니 총기 규제 침묵

이번 사건과 관련해 총기규제 문제가 대선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를 조짐이다.

20여년 전인 1990년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80%에 가까운 미국인들이 총기에 대한 엄격한 규제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총기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쪽과 현행법을 유지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양분돼 있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의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아직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총기 규제 문제는 대선에서 많은 표가 걸린 민감한 사안인 만큼 후보들이 대응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두 후보는 선거 캠페인을 일시 중단한 채 유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후보에게는 총기 규제 목소리를 높였던 과거때문에 이번 '침묵'은 더욱 의미심장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호신용이 아닌 공격용 총기 소유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때 강력한 총기 규제론자였던 롬니도 1994년 선거에 출마했을 때 총기 자유론자들과는 노선을 같이 하지 않는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특히 롬니 후보는 매사추세츠 주지사 재직 시 총기 면허료를 4배 인상했다. 또 2004년에는 공격용 총기 소지를 영구히 금지하는 법률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번 총기 난사 사건으로 더 강력한 총기 규제가 시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총기 소유를 옹호하는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한 데다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도 총기 소유권에 대한 지지세가 확고하기 때문이다.

한편 대통령 선거유세에 나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는 모든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콜로라도주에서의 정치 광고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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