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무렵에는 한국과 중국.일본. 인도. 러시아.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 11개 나라가 세계의 새로운 정치, 경제세력의 중심으로 떠오를 것이다. 이들 일레븐 가운데 한국이 아시아 최대 경제국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며 한국의 1인당 총생산은 지금의 2배로 늘어날 것이다.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는 새로운 모델로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한국의 기술력과 문화적 역동성은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것이다. 심지어 라이벌 국가인 일본에서 조차 미국 대신 한국식 모델을 모방하는 움직임이 일어 날 것이다.’
일찍이 금융거품으로 인한 세계 경제위기와 휴대폰, 인터넷의 디지털 유목민시대를 예언했던 프랑스의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가 주의 말이다. 꿈같지만 이미 상당부분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예측에 이어 자크 아탈리는 바로 다음과 같이 경고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거둔 성공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두가지의 재앙 시나리오를 피해야 한다. 첫째는 북한의 갑작스런 체제붕괴에 따른 감당키 어려운 수습비용 발생이며, 둘째는 북한이 체제 붕괴에 앞서 최후 수단으로 핵무기를 앞세워 한반도에 전쟁 도발을 하는 경우다. 잘못하면 반세기 동안 이룩한 경제발전 신화는 수십 년 수 백년을 후퇴하거나, 아니면 허무하게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
자크 아탈리는 미래에 대한 우리의 기대가 북한으로 인한 두 개의 재앙을 슬기롭게 극복했을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현실을 냉엄하게 지적하고 있다. 북한은 지금 불행히도 우리에게는 단순한 위협이 아니라 민족적인 재앙으로 다가와 있는 것이다.
지난 18일 아침 북한은 느닷없이 관영매체를 총동원해 ‘중대발표’를 예고하고 나섰다. 정부당국은 군 경계태세를 강화하면서 긴장상태에 돌입했고 시중에는 북한의 이영호 숙청에 반기를 든 쿠데타설 등 흉흉한 소문이 나돌았다. 출근 길 시민들은 불안해했고 주식시장은 곤두박질 쳤다. 그러고 나서 몇 시간 뒤, 북한은 '김정은 원수 추대'라는 웃기는(?) 중대발표를 했다.
이 웃기는 중대발표는 그러나 우리에게 단순한 실소가 아닌 심각한 의문을 남겼다. 의문의 표적은 당연히 '어처구니없는 북한'이 아닌 '우리가 믿고 따라야 할' 현 정부이다. 정부는 그날 최소한 '웃기는 중대발표'까지는 아니더라도 불안에 떨며 전전긍긍해야 할 중대발표는 아니라는 정도의 판단과 함께 그 판단을 국민에게 알리는 실력과 신뢰를 보였어야 했다. 북한이 그저 이해 할 수 없는 위협집단이 아닌, 당장 국민의 생사와 한국의 국운을 절단 낼 수도 있는 재앙의 요소라는 사실을 정부가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면 말이다. 하지만 18일 오전 국민에게 비친 우리 정부의 대응자세는 보통시민이 공유하고 있는 불안한 대북정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고 말 한다면 필자의 기우일까?
북한 김정은 체제가 앞으로 얼마나 더 '중대 발표'를 남발할 지, 아니면 진짜 중대 발표 사태가 올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가진 정부야말로 북한 발 재앙으로부터 국민을 안심시키며 한국의 미래를 새롭게 열어 나갈 진짜 능력 있는 정부일 것이다.
년 말 대통령선거는 그래서 중요하다. 우선 북한에 대한 후보자들의 판단과 정책을 검증하는 기회가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유권자들은 차기 대통령 후보가 북한 발 재앙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제어 할 수 있는 '북한 - 한반도 대책과 비전'을 제시하도록 요구할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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