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신용층에 대해 후불교통카드 기능이 들어있는 체크카드 발급을 거부하고 있다.
실제로 신한은행 고객 A씨는 지난 25일 해당 체크카드 발급을 거절당했다. 과거 개인회생을 신청했었던 이력이 발목을 잡았다.
체크카드는 예금 잔액 내에서만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신용기능이 없다.
그러나 후불교통카드는 한 달간 이용한 교통요금을 월말에 정산하는 만큼 신용기능이 일부 포함돼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심사를 통해 발급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문제는 A씨가 개인회생을 신청한 뒤 채무 일부를 변제하고, 면책을 받아 정상적인 금융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개인회생은 채무 전체를 탕감해주는 개인파산과 달리 법원이 채무자의 효율적인 회생을 위해 3~5년 동안 일정 금액을 변제하면 나머지 채무는 면제를 해주는 제도다.
변제가 완료된 후 면책을 받으면 관련 기록이 은행연합회에 5년간 보존되며, 이 기간이 지나면 금융기관에서 활용할 수 없다.
A씨는 “면책 확정을 받은지 5년이 훨씬 지났는데 체크카드 발급까지 제한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보존기간이 지난 기록을 은행이 갖고 있는 것도 문제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한은행과 달리 국민은행과 외환은행 등 다른 은행들은 고객의 신용도와 관계 없이 후불교통카드 기능이 포함된 체크카드를 발급해주고 있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은 체크카드 발급 여부는 신한카드에서 심사하며 은행은 발급 대행만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후불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체크카드의 발급 여부는 신한카드에서 결정한다”며 “은행 영업점 직원은 체크카드 발급 전에 전산으로 신한카드의 심사 결과를 확인한다”고 말했다.
신한카드 측도 “신용상 문제가 될 수 있는 이력을 가진 고객들의 명단인 일명 블랙리스트(BL)를 은행과 공유하고 있다”며 “발급 심사는 카드사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금융기관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각종 사례들이 드러나 곤혹스러운 상황에서 이같은 논란이 추가로 제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금융당국은 자세한 내용을 살핀 뒤 필요할 경우 시정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관련 민원이 접수되면 사안을 면밀히 점검하겠다”며 “후불교통카드 결제액이 소액에 불과한데 까다로운 심사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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