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장쑤(江蘇)성의 떠오르는 '자동차 공업도시' 옌청(鹽城), 옌청시의 급부상을 논할 때 한국 기아자동차의 중국 합작법인 둥펑웨다기아(東風越達起亞) 및 한일이화 중국현지 법인 등 자동차 부품기업의 이름을 결코 빼놓을 수 없다. 2006년부터 한일이화 중국법인 강소한일모소유한공사 법인장을 역임하고 현재 한일이화 재경팀장으로 있는 민형기 상무이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옌청시의 자동차 부품기업 진출의 현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한 그의 의견을 들어봤다.
옌청시의 변화는 그야말로 상전벽해. 민 상무는“2006년 3월 2일 옌청에 첫 발을 내딛었다"며 "비행기에서 본 옌청은 우리나라 시골의 모습과 흡사했고 비행장에도 오래된 군용전투기 몇 대뿐, 여객기는 거의 없어 이런 곳에서 잘 버틸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고 지난 날을 회상했다.
그러나 당시의 걱정은 기우였다. 옌청시의 전폭적인 지원과 현지 기업인들의 협조를 통해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으며 시간이 갈수록 한국 기아가 옌청을 중국 자동차시장 진출의 거점으로 삼은 이유가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던 것. 옌청에는 이미 제조업 활성화를 위한 탄탄한 산업적 기반은 물론 산업인프라 및 시설조성에 유리한 조건도 확보되어 있었다.
옌청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고객사인 현대기아자동차와 동반성장을 이뤄나가는 것이 한일이화의 기본전략"이며 "옌청은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각종 생산요소를 쉽게 조달할 수 있으며 도어트림 및 범퍼 등 생산 제품을 고객사에 가장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옌청시와 현지기업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었다면 지금같은 성과는 없었을 것이라 강조하고 옌청 관련 당국과의 상생전략이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민 상무는 옌청, 넓게는 중국에서 한국 자동차 기업의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내놨다.
"중국에 근무할 당시만 해도 동펑열달기아 매출 순위는 13위 정도였으나 판매호조에 힘입어 최근 7위까지 껑충 뛰었다"고 설명하고 "이는 중국 자동차산업이 한국 기업에게 덤벼볼 만한 시장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증거"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일반적으로 국민소득이 3000달러를 넘어서면 자가용 구매욕구가 강해진다며 중국의 1인당 GDP가 현재 5000달러를 돌파한 것에 비춰볼때 자동차 시장의 고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완성차 생산량이 늘어나면 부품수요도 증가해 결국 중국 자동차 산업발전은 물론 한일이화 등 관련기업, 옌청시의 장미빛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중국 진출에 대한 신중한 태도와 철저한 준비, 구체적 계획의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일이화가 완벽한 현지화를 위해 현지 기업 및 주민들과 교류하고 노력했다며 불우한 이웃과 소외된 계층을 돕고 고아원 및 양로원을 정기방문하는 등 사회적 기업으로 입지를 다져 주민들의 신뢰를 얻는데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중국에 진출하려면 이제 기술집약산업을 선택해야 합니다. 중국 문화와 국민에 대한 사전조사를 통해 현지인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상생의 산업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죠"라며 '값싼 인건비'로 요약되던 중국시장의 비교우위가 변하고 있는만큼 복잡하고 다원화된 중국시장을 철저히 분석해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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