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반대로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이렇다 할 정책이 나오지는 않았으나 단기국채 매입에 대한 분명한 신호를 보였기 때문이다. 유로화 가치 급락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확고하다는 것도 확인됐다.
금융투자업계는 5일 유로존 재정위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유럽 당사국간 재논의를 통해 해법이 구체화될 때까지는 박스권 장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ECB에서 단기국채 매입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는 것에 지수 하단이 견고해 지겠지만, 박스권 상단을 뚫고 나갈만한 상승 모멘텀은 부재한 상황"이라며 "ECB 정책협의회 결과는 내용과 시기면에서 모두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오 센터장은 "이러한 상황에서 외국인의 매수세를 기대하긴 힘들 것"이라며 "최근 외국인의 매매패턴은 각종 이벤트에 따라 단기적인 플레이를 펼쳤기 때문에 이번 이벤트로 외국인은 매도로 전환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사자세를 이어온 외국인이 단번에 큰 폭의 매도세를 보이진 않을 것"이라며 "지난 3일 외국인은 매도세로 돌아섰기 때문에 그 폭은 차츰 늘어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당분간 증시는 일정 수준에서 맴도는 지지부진한 형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점쳤다.
반면 김승현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외국인의 매매 패턴은 증시 리스크가 높아졌을때 비중을 줄이고 낮아졌을때 늘리고 있다"며 "외국인들은 시장전망과 같이 움직이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증시가 안정을 되찾게 되면, 외국인은 매수 추세로 복귀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도 매수추세는 살아있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망스러운 이벤트로 인한 외국인의 매도세로 그간의 '드라기 효과' 기대감으로 올랐던 상승분의 되돌림 현상은 불가피하단 것이다. 그러나 조정 기간이 단기적이며 그 폭도 제한적일 것이란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증시 불확실성에 방어주를 구축하는 것도 효율적일 수 있으나 낙폭과대주, 실적호전주의 접근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즉, ECB의 실망감이 대부분 지수에 반영됐고 향후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될 시점에는 반등 구간이 출현할 것으로 점치기 때문이다.
오성진 센터장은 "경기방어주나 경기민감주보다는 실적호전주가 투자 포인트"라며 "2분기에 이어 3분기 실적이 개선되는 종목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저금리현상으로 배당수익을 노린 전략으로 비중확대를 추천하고 있으나 경기상황에 따른 개별기업의 경쟁력으로 주가는 움직이기 때문에 개별기업 벨류에이션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기업을 봐야한단 것이다.
김승현 투자전략부장도 "업종의 선택에 있어서 방어주를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번 이벤트가 유럽상황을 구조적으로 더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유로존 붕괴 가능성까지 확산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보다는 낙폭과대주에 대한 접근이 양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