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내려가는 속도에 비해 오름폭은 너무 크다. 매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발표하는 통계청에서도“국제유가는 상승기 기준 2주일 정도, 하락기에는 그보다 조금 더 긴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류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할 정도다.
앞서 소비자시민모임 석유감시단도 비슷한 지적을 했었다. 석유감시단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상승할 때는 국내 주유소 판매 가격이 1주일에 많게는 리터당 16원~19원까지 오르지만, 국제 유가가 하락할 때는 리터당 1~3원밖에 안 내려가는 ‘가격 비대칭성’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국제 유가가 오를 때는 인상분이 곧바로 국내 유가에 반영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반영이 느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는 마진율을 최대화하려는 정유업계의 영업전략이 아니겠냐는 것이다. 판매 마진을 남기기 위해 국제유가가 내려갈 때는 소극적으로 적용하고 반대로 오를 때는 거짓말 좀 보태서 즉각 반영하는 것이다.
이에 정유업계는 국외에서 기름을 사와 정제과정을 거친 후 주유소에 납품하는 기간동안 가격이 변하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오르든 적든 간에 원래 사온 가격의 마진율을 적용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물가당국인 재정부는 “알뜰 주유소를 이용하게 하고 오피넷을 통해 저렴한 주유소를 공지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전했다. 이에 박재완 재정부 장관도 7일 경기 하남시의 알뜰주유소에서 ‘일일 주유원’으로 나설 계획이다.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에서는 경쟁을 통한 가격결정을 유도하기 위해 전자상거래나 혼합판매 등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대책에도 불구, 국내 판매가격이 국제 유가를 제때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변죽’만 울리다마는 정부라는 비난은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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