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리쥔 |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충칭시 정부 관계자 소식통을 인용해 반역죄로 기소된 왕리쥔의 재판이 쓰촨(四川) 청두(成都)에서 다음 주 열릴 예정이라고 10일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반역죄는 사형처벌을 받을 수 있는 죄목이나 왕리쥔이 보시라이 조사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했기 때문에 정상이 참작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 2월 왕리쥔이 1급 기밀문서를 들고 청두에 있는 미국 영사관으로 망명을 시도하면서 중국 정계에는 파문이 일었다. 당시 보시라이의 부인인 구카이라이(谷開來)의 비리문제를 조사하려던 왕리쥔은 보시라이로부터 위협을 받으면서 미국 망명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구카이라이의 영국인 사업가 독살, 지도부의 권력 투쟁설이 얽히며 중국 공산당 역사상 유례없는 최대 정치 스캔들로 번졌다.
신문은 중국 지도부에서 10월 18대 공산당 대회를 앞두고 보시라이 사건이 정치적 파장을 불러오지 않도록 신속하게 마무리 짓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앞선 9일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구카이라이의 재판이 하루 만에 종결됐다.
또한 10일엔 구카이라이 비호 혐의로 충칭시의 궈웨이궈(郭衛國) 전 공안부국장, 왕펑페이(王鵬飛) 전 공안국 기술수사총대장, 리양(李陽) 전 형사경찰총대장, 왕즈(王智) 전 공안국 사핑(沙坪 )분국 부국장 등 4명에 대한 재판이 열린다.
특히 왕펑페이는 왕리쥔이 쓰촨 청두의 미 총영사관으로 망명을 시도할 때 자신의 차로 호송한 것으로 알려져 그가 구카이라이 비호 혐의 인지 왕리쥔에 협조한 혐의로 기소된 것인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여기에 충칭 정치스캔들의 주인공인 왕리쥔의 재판 역시 일사천리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중국 연구가 조니 라우는 “보시라이와 관련된 모든 재판이 중국 지도부가 미리 짜놓은 각본에 의해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지도부는 우선 구카이라이 사건을 먼저 해결한 뒤 나머지 관련 사건을 18대 공산당 대회 전에 잘 처리함으로써 보시라이 사건이 차기 지도부 교체에 미칠 영향을 차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 지도부에서 헤이우드 살인 사건에 보시라이를 연루시키지 않으려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는 중국 최고 지도부가 살인죄에 연루돼 있음이 알려지면 전 사회가 충격에 빠질 것을 염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를 위해 일부 사건 연루자들의 죄를 바꿔치기 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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