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하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장
대중국 교역 확대
오는 8월이면 한중수교 20주년이 된다. 1992년 수교 이래 20년간 한국과 중국은 교역, 투자 등 경제교류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해왔다. 최근 유럽의 재정위기 등 해외시장 악화로 교역이 다소 주춤하지만, 중국은 2004년 이후 우리의 최대 교역상대국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수교이후 2011년 까지 양국간 교역은 34.6배 증가하여 최대 수출대상국이자 수입대상국이 되었다. 특히 한국의 대중국 연평균 수출증가율은 22.9%로 동기간 한국의 세계 연평균 수출증가율 11.0% 비해 2배이상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그 결과 수교년도인 1992년을 제외하고 19년 연속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였다.
한국경제에 대한 對中 교역 기여도
한·중 수교이후 대중국 교역은 한국의 경제성장과 금융위기 조기극복에 커다란 기여를 하였다. 지난 20년간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2725억 달러로 동기간 대세계 무역수지 흑자 2396.9억 달러의 113.4%에 달하였다. 20년간 대중국 순수출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평균 0.37%p로서 동기간 한국의 평균 경제성장률 5.1%중 0.37%p는 중국과의 교역에서 달성되었다.
더욱이 대중국 수출은 한국제품의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우리의 중고급 기술에 중국의 저렴한 노동력을 결합한 분업시스템을 통해 한국제품이 경쟁력을 제고하여 글로벌 시장개척에 기여하였으며, 한ㆍ중 수교 초기 가죽, 인조섬유 등 경쟁력을 상실한 제품의 활로를 제공하고 생산라인의 중국이전을 추진함으로써 동 산업의 구조조정과 산업구조 고도화를 가능하게 하였다.
對中 수출의 과제
한ㆍ중 수교이후 대중국 수출이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많은 기여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
첫째, 우리의 대중국 수출의존도가 크게 증가하였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의존도는 2011년 기준 24.2%로 대만(27.2%)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의 약 60.3%를 차지하는 10대 주력제품의 수출의존도가 최근에 급등하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중국경제의 성장둔화 및 경제환경변화에 따른 위험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다.
둘째, 수교이후 중국 수입시장에서 우리제품의 점유율은 급격히 증가하였으나 1990년대 후반이후 정체되고 있으며 2005년 이후부터는 감소하고 있다. 또한 대중국 수출 상위 15개 품목 중 9개 품목의 무역특화지수가 2005년 대비 하락하는 등 대중국 수출품목의 경쟁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
셋째, 우리의 대중국 수출은 중국진출 한국투자기업에 부품ㆍ반제품 및 자본재를 주로 수출하는 구조로 투자와 수출의 상관관계가 매우 높은 투자연계형 수출이다. 2005년이후 중국기업의 기술력 향상과 부품기업의 동반진출이 확대되면서 중국진출 한국기업의 현지매입비중이 늘고 한국수입비중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대중국 투자에 대한 대중국 수출유발효과도 2005년을 기점으로 축소되고 있는 추세이다. 한ㆍ중 FTA를 통해 투자 안정성과 투자환경을 개선해서 수출유발도를 높여야 한다.
넷째, 우리나라의 가공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최근 금융위기를 전후로 역내 분업구조가 느슨해지면서 가공무역 비중이 줄고 있으며 향후 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와 기술수준 향상으로 중국의 가공수입 비중은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우리가 가공수출 비중을 줄이고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일반 수출을 확대하지 않는 한 대중국 수출의 감소는 불가피 하다.
중국 내수시장 진출전략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고 중국정부의 내수확대정책으로 중국 내수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으로 가공무역 중심의 수출구조에서 벗어나 내수시장 진출형 수출구조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특히 화장품, 의류, 식품 등 소비재와 자동차, 휴대폰 등 우리가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고급 디지털제품과 내구재를 중심으로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나, 중국은 지역별 경제여건이 다르고, 소득수준별 소비층과 소비패턴이 다양하다. 중국의 친노동, 복지 확대에 따라 진출기업의 경영압박과 규제가 가중되고 있으며, 중국내 물류, 검사, 인허가 등 중국내 경영활동에 있어 자국기업제품을 우선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여건에서 성공적인 내수시장 진출을 위한 효율적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효과적이고 강력한 유통채널 확보가 필수이다. 중국 유통시장은 지역적인 제한이 많아 프랜차이즈를 확보하기 어렵고 상류층 고객들의 기존 백화점에 대한 로열티가 강해 신규고객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둘째, 지역별 특수성에 맞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장강삼각주 지역의 경우 백화점보다 쇼핑과 외식, 문화 및 엔터테인먼트가 가능한 복합쇼핑몰이 유리할 수 있다.
셋째, 지역별, 소득별 시장특성에 부합한 차별화된 진출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소득이 높은 동부 연안지역의 경우 제품의 고급화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은 내륙지역과 농촌지역의 경우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저가 보급품의 개발이 필요하다.
넷째, 중국 내수시장은 글로벌 기업들과 중국 토종기업들의 치열한 각축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의 단독 돌파 전략보다 중국 및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 한편, 소비자 서비스분야에 대한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
다섯째, 중국은 내수 확대를 위해 중국의 권역개발과 도시화 정책을 추진하며 대형 프로젝트들을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 프로젝트 등 중앙정부의 심사 전에 지방정부의 비준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현지 정부와의 네트워크 강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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