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협회 관계자는 “눈앞에 보이는 이익 때문에 세계적인 유산을 잃을 수는 없다”며 “해법을 찾아 잘못된 장소에 놓인 인류의 위대한 건축문화유산을 꼭 지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예술작품이라는 특성상 타인의 손이 들어가면 예술적 가치가 상실하게 된다” 며 “만약 서로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갤러리가 강제철거될 경우 제주도는 세계적인 망신살이 뻗힐 것이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마르타 오르티스 데 로사스 주한 멕시코대사도 지난 2일 도와 서귀포시를 찾아가 철거 중단을 요청했다.
카사 델 아구아는 서귀포시 제주컨벤션센터(ICC) 인근 앵커호텔과 콘도 분양을 위해 43억원을 투입, 2층 1279㎡ 규모로 모델하우스 겸 VIP룸으로 쓰기 위해 지었다.
현재 카사 델 아구아의 토지소유자는 (주)부영주택이고, 건물 소유주는 (주)JDI로 돼 있다.
최초 시행사인 (주)JDI와 시공사 (주)금호건설의 건축 시행과정의 갈등과 자금난이 맞물리면서 결국 공사를 진행할 수 없어 지난해 6월 사업자가 부영으로 넘어갔다.
이때 JDI는 호텔 용지를 부영에 넘기면서 이 갤러리는 가격조건이 맞지 않아 팔지 않았다.
1년이 지난 지금 부영은 다음달 개최될 세계자연보전총회에 맞춰 건축물을 철거한 뒤 공원을 짓겠다며 시를 통해 JDI에게 철거를 명령했다.
시에서는 가설건축물 존치기간이 지난 6월말로 만료됨에 JDI측에 건축물 강제철거를 내용으로 하는 행정대집행 영장을 발송했다.
제주지방법원도 지난달 25일 철거가 정당하다는 판견을 내렸다.
지난 6일자로 행정대집행을 통보한 시는 늦어도 이달말까지는 철거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문제의 건축물은 중문관광단지 환경영향평가 합의 내용에 따라 해안선 100m이내 있고, 용적률, 건폐율 초과 등 영구건축물이 될 수 없는 임시건축물이다” 며 “존치 기간이 만료된 이상 법적으로 철거를 피할 방법이 없다”고 못박았다.
지금까지 임시건축물로 인정돼 2년마다 사용승인을 연장해왔다.
한편, 지난해 타계한 레고레타는 ‘사람이 편해야 좋은 건물’이라는 지론으로 전 세계에 60여개의 예술적인 건축물을 설계했다.
특히 스페인어로 물의 집이라는 뜻인 ‘카사 델 아구아’는 빛과 색, 물로 설명되는 그의 특유의 스타일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극도로 조형을 단순화한 디자인과 중남미풍의 강렬한 색감. 햇빛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분위기가 잘 어우러졌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델하우스’라 불릴 정도로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
또한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건물 내부까지 관람할 수 있는 있는 곳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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