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식 한국거래소 코스닥본부장(부이사장). |
(홍콩·싱가포르=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셀트리온조차 아직 해외 투자자에 낯설죠. 정보 없이는 외국인이 투자할 수 없어요. 개인 비중이 90%에 달하는 코스닥이 전고점을 넘어서기 위한 관건은 해외 투자를 늘리는 것입니다."
한국거래소(KRX)가 아시아 금융중심 홍콩ㆍ싱가포르에서 성장 정체에 빠진 코스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외국인 투자자 잡기에 나섰다.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6일 싱가포르, 앞서 4일 홍콩에서 코스닥 블루칩 11개사와 골드만삭스ㆍ모간스탠리ㆍUBS를 비롯한 해외 유력 기관투자자가 참여한 가운데 '제3회 코스닥 글로벌 인베스터 콘퍼런스'를 열었다. 이 행사를 찾은 해외 금융기관만 홍콩 28곳, 싱가포르 34곳으로 2011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참가한 코스닥 기업수 또한 첫해인 2010년 4곳보다 3배 가량 많아졌다.
최홍식 코스닥시장본부장(부이사장)은 "코스닥 상장업체 다수는 이미 외국인 투자자가 선호할 만한 수준이지만 부족한 인지도 탓에 외면돼 왔다"며 아시아 지역에 대한 글로벌 펀드 투자 관문인 홍콩ㆍ싱가포르를 찾은 이유를 밝혔다.
최 부이사장은 "코스닥에서 8% 내외인 외국인 보유비중을 늘리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뒷받침도 필요하다"며 "투자전략 노출을 줄이기 위한 지분공시(5%룰) 기준 완화나 이중통화거래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기관투자자에게는 코스닥 시총상위군을 구성하는 정보기술(IT)ㆍ바이오ㆍ엔터테인먼트 업체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진을 한 자리에서 잇따라 만나는 기회가 됐다.
프랑스계 자산운용사 앱솔루트아시아자산운용 게리 림 수석 펀드매니저는 "코스닥 업체에 대한 영문 분석자료가 적어 시장 접근이 어려웠다"며 "평소 관심을 가졌던 CJ오쇼핑이나 제닉, 성광벤드를 비롯한 코스닥 블루칩 관계자를 동시에 만나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게 됐다"고 밝혔다.
일본 스미모토미쓰이자산운용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투자보다는 코스닥 기업에 대한 정보를 축적하는 단계로 볼 수 있다"며 "이번에 만난 업체를 중심으로 코스닥 시장을 지속 관찰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업체 또한 개별적으로 만나기에 문턱이 높았던 해외 기관투자자를 1대 1로 만나며 투자유치에 나섰다.
신소우 한글과컴퓨터 경영기획부장은 "삼성, LG부터 도시바, 지멘스까지 다양한 국내외 고객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는 점을 해외 기관에 강조했다"며 "올해까지 3년 연속 개선된 실적을 바탕으로 2015년이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한세민 SM엔터테인먼트 이사는 "거래소를 통해 지금껏 만나기 어려웠던 글로벌 펀드와 잇따라 접촉할 수 있었다"며 "해외 기관을 상대로 한 투자유치를 꾸준히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콘퍼런스에는 시총 10위권에서 셀트리온, 다음, CJ오쇼핑, SM엔터테인먼트가 참가했다. 젬백스와 3S, 성광벤드, 솔브레인, 한글과컴퓨터, 제닉, 진성티이씨도 해외투자자들에게 자사를 알릴 기회를 가졌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