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도 가고 축구도 할 거에요”…가천대 길병원서 희망 찾은 베트남 심장병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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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9-0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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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종훈 기자= 심장병으로 절망에 빠졌던 베트남 어린이가 가천대 길병원(병원장 이명철) 의료진의 도움으로 새 생명을 얻게 됐다.

주인공은 선천성 심장병을 갖고 태어난 베트남 하이퐁시의 민황(7)군. 민 군은 생후 8개월째 목이 붓고 아픈 증상이 있어 인근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갔다가 심장병을 진단받았다.

병명은 삼첨판막 폐쇄, 폐동맥 폐쇄. 베트남 현지 병원은 황의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고 가족들은 낙담했다.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하고 약도 복용하지 못한 채 자포자기 상태로 살아가던 민황 군의 가족들에게 희망의 빛이 비추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0년 3월. 당시 심장병 어린이 현지 진료를 위해 베트남을 방문한 길병원 의료진에 의해 민군은 한국 방문을 하게 뙜다.

지난해 10월24일 한국을 방문한 민황 군은 곧바로 길병원에 입원, 정밀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일명 ‘더러운 피’라고 할 수 있는 정맥혈이 심장 안으로 들어와서 거쳐 가는 통로가 완전히 막혀있는 상태였다.

길병원 의료진은 최선을 다해 수술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결국 민 군과 가족은 2차 수술을 기약한 채 고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길병원 의료진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두개의 심방, 두개의 심실을 갖고 있지만 민황의 경우 심실 한쪽이 없는 상태라서 하나의 심방, 하나의 심실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1년여를 기다린 민황 군과 가족은 지난달 16일 길병원의 초청으로 다시 입국했다. 이어 지난달 21일 2차 수술이 실시됐다. 다행히도 이번 수술은 대성공이었고 민군 역시 힘든 수술을 이겨내고 병세가 호전됐다.

황의 정맥혈은 폐혈관을 타고 양측 폐로 갈 수 있게 됐고 전신의 산소 포화도가 많이 올라가 청색증이 눈에 띄게 감소하는 등 건강을 되찾았다.

수술 이후 황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지난 5일 길병원이 마련한 축하행사에 참석하고 다음날인 6일 출국했다.

민황 군은 “아직 많이 피곤해서 계속 눕고 싶고 쉬고 싶긴 하지만 기분이 매우 좋다”며 “베트남에 가서 학교도 가고 축구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민군의 어머니는 “2번이나 초청받고 치료받을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 대한민국은 우리 가족에게 제2의 나라”라며 “아들이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그냥 보통사람처럼 건강하고 평범히 살아주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편 길병원은 1996년부터 인도네시아와 이라크, 우즈베키스탄 등 해외 심장병 어린이들에게 새 생명을 찾아주는 의료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는 인천시와 협력해 아시아권 자매우호도시 의료지원사업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지난해까지 베트남 21명, 카자흐스탄 5명, 필리핀 12명, 인도네시아 5명 등 총 43명의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들을 치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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