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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은 내가 지킨다...잇단 성범죄에 호신용품 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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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9-12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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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직장인 고모씨(28·여)는 이틀 앞으로 다가온 회식이 부담스럽다. 동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즐겁지만 끝나고 돌아가는 길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온라인 몰을 통해 호신용 스프레이와 삼단봉을 구입했다. 자정 무렵 컴컴한 골목길에 도착한 고씨는 가방 안에서 립스틱 모양의 휴대 스프레이를 꺼내 손에 움켜쥐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다행히 별다른 일은 없었지만 작은 스프레이 하나가 큰 의지가 됐다.

# 부산의 김모씨(61·남)는 최근 직원을 시켜 인터넷에서 가스총을 구입했다. 요즘 대학생 딸의 귀가시간이 늦어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평소 생각만 하다 막상 구매를 결심한 이유는 최근 발생하고 있는 잇단 성범죄 때문이다. 가스총이 아닌 스프레이 총이었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위압감이 들었다. 선물하는 김씨는 물론 선물을 받아든 딸도 만족감을 표했다.


최근 여성과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온라인쇼핑몰에서 호신용품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12일 국내 빅3 온라인쇼핑몰(11번가·지마켓·옥션)에 따르면 최근 몇 개월 동안 호신용품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지면서 스스로를 지키겠다는 고객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11번가의 호신용품 관련 매출은 3년 연속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의 지난해 호신용품 매출은 2010년 대비 35%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나 상승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강력 성범죄가 잇따르던 지난 7월 이후 매출이 전 분기보다 무려 51%나 급증한 것이다. 7월에는 제주 올레길 관광객 살인사건과 울산 자매, 통영 아름이, 주부 성폭행 살인사건 등이 잇따랐다.

옥션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2010년과 2011년 옥션의 호신용품 매출은 각각 33%, 24% 상승했다. 올해도 지난 7월 이후부터 관련 매출이 37%나 늘었다. 8월 매출 상승분까지 더하면 최근 두 달간 무려 47%나 증가했다. 수원 오원춘 살인사건이 발생한 4월 이후 G마켓의 호신용품 매출은 전달보다 무려 547%나 증가했다.

호신용품에 대한 고객들의 선호도도 변화하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기존에는 가스총이나 전기충격기를 많이 구매했지만 사용이 번거롭고 여성이 소지하기 무겁다는 단점이 있다"며 "최근에는 여성고객이 늘면서 액세서리 기능을 강화한 스프레이·경보기·호루라기 등이 인기"라고 전했다.

옥션에서도 호신용품 선물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부담 없는 가격의 호신용 스프레이, 경보기 등 1만원 내외 제품이 특히 인기다. 경보기는 캐릭터나 날개 모양이라 겉보기에는 액세서리 같다. 하지만 위기상황에서 핀을 뽑으면 100데시벨 이상의 경보음이 울린다. 호신 스프레이 역시 소형 립스틱 형태로 제작됐지만 3~5m까지 분사가 가능하다.

옥션 측은 "스프레이나 경보기가 여전히 인기지만 흉악범이 증가하면서 식물성 최루액이 들어 있는 호신용 가스총·호신봉 등 비교적 5만~10만원대의 고가제품 수요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독신여성을 노린 범죄가 증가하면서 이를 위한 호신용품도 등장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 무선 IP카메라가 있다. 이 제품을 이용하면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모든 기기에서 실시간으로 집안 내부를 확인할 수 있다. 

디지털 도어록 제품도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얼마 전 발생한 일명 '나주 성폭행 사건' 때문이다.

옥션 관계자는 "나주 사건으로 최근 일주일간 디지털 도어록의 판매량이 전월보다 60%나 증가했다"며 "집안까지 침입해 벌어지는 성범죄 때문에 문단속에 신경 쓰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빅3 온라인쇼핑몰 이외의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호신용품 판매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을 비롯해 일반인들에게 악용될 소지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 홈플러스 관계자는 "호신용 호루라기나 스프레이 정도는 (온라인에서) 판매할 수 있지만 가스총이나 삼단봉 등 위험한 용품은 악용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판매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마트 역시 "현재 온라인에서 경보기와 호신용 호루라기 정도만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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