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로 사실상 6자 회담 재개가 나락으로 떨어진 가운데, 회담 당사국의 고위 관리들이 한자리에 모여 북핵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산하의 '국제 분쟁 및 협력연구소(IGCC)'는 25~26일 중국 다롄(大連)에서 23차 NEACD를 개최할 예정이다.
북한은 2002년부터 이 포럼에 참석했다. 'BDA(방코델타아시아) 사태'로 북미 갈등이 고조된 2006년 도쿄에서 개최된 NEACD는 사실상 '6자회담 대역회의'로 관심을 받았다.
통상 이틀간 진행되는 회의의 첫날에는 각국이 동북아 안보 문제에 대한 견해를 발표하며 둘째 날에는 특정한 주제를 놓고 토론을 진행한다. 이 토론 후 외교관리들만 참여하는 오찬이 마련되며 이를 계기로 참가국간 비공식적인 양자접촉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각국의 참가자 명단이 확정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과거처럼 리근 미국국장이나 최선희 미국국 부국장의 참석이 점쳐지고 있다.
북한은 2010년에는 서울에서 회의가 개최된다는 이유로 회의에 불참했다. 지난해에는 제네바 북미대화와 엇비슷하게 회의가 열리면서 참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중국에서 진행되는 만큼 참석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부 안팎의 관측이다.
또 미국은 클리퍼드 하트 국무부 대북특사, 중국은 쉬부(徐步) 한반도 사무부대표, 러시아는 그리고리 로그비노프 북핵담당 대사가 참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 모두 6자 회담 차석대표다.
우리나라에서는 6자 회담 차석대표인 이도훈 북핵외교기획단장이나 김수권 평화외교기획단장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외무성 종합외교정책국장을 파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당국자는 “아직 외교부에서 누가 NEACD에 참석할지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1993년 출범한 NEACD는 IGCC가 북한을 포함한 6개국의 외교부와 국방부의 관료 및 학자들을 초청해 진행하는 반관반민(트랙 1.5) 성격의 다자간 안보 대화체다.
기본적으로는 동북아지역 안보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는 학술적인 성격의 비공식적 포럼이지만 각국에서 주로 6자회담 차석대표(국장급)가 참석, 북핵 문제에 대한 포괄적인 논의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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