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전운 기자 = 이재현(사진) CJ그룹 회장이 뿔났다.
부진한 중국 사업 때문에 경영진을 강하게 질타했다.
평소 화를 잘 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이 회장이 경영진을 강하게 압박한 것은 중국 사업이 생각보다 심각한 상태라고 재계는 풀이했다.
이재현 회장은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CJ글로벌 컨퍼런스에서 "지금껏 화려한 보고서만 있었지 성과는 없었다"며 "CJ그룹의 미래가 달려있는 글로벌 사업에서 성공하려면 장밋빛 구호나 목표에 그칠 게 아니라 CEO부터 직접 나서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제2의 CJ 건설을 목표로 중국 사업을 시작한 지 17년이 지났지만 당초 기대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이왕 시작했으면 끝장을 봐야한다"고 전했다.
이어 "글로벌 사업을 이끄는 리더들이 먼저 나서지 않으면 제대로 된 성과가 날 수 없다"며 "책상 앞에 앉아 화려한 보고서만 만들지 말고 CEO들이 직접 현장으로 뛰쳐나가 무엇이 문제인지,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일일이 점검하고 실행하라"고 주문했다.
CJ그룹은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식품&식품서비스·신유통·엔터테인먼트&미디어·바이오 등 4대 사업군을 모두 중국에 진출시켰다. 하지만 바이오 사업을 제외하면 다른 사업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실제 CJ그룹의 중국 매출은 2009년 1조1700억원, 2010년 1조5700억, 2011년 2조18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이 회장이 중국 사업의 재도약 해법을 찾고 '2020 그레이트 CJ' 달성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에 직접 나서 각 계열사 경영진에 경고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이재현 회장은 "글로벌 도약은 CJ의 미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 중심 축인 중국 사업에 대한 인식과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2012년을 새 출발의 해로 삼아 CJ그룹이 '중국 NO.1 생활문화 창조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이번 중국 방문을 마친 뒤 그룹의 해외 사업 현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미국·유럽·남미 등 글로벌 사업장을 찾아 사업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한편, 이번 글로벌 컨퍼런스에는 이재현 회장을 비롯해 이미경 CJ부회장·이관훈 CJ 대표·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이해선 CJ오쇼핑 대표·변동식 CJ 헬로비전 대표·이현우 CJ대한통운 대표·허민회 CJ푸드빌 대표·손관수 CJ GLS 대표 등 계열사 최고 경영진과 임원 7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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