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는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KT스카이라이프가 DCS 신규가입자 모집을 중단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와 청문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KT스카이라이프는 이날 “소비자단체 등 각계의 폭넓은 의견수렴과 시장조사, DCS 조기 도입을 위한 개선반의 조기 출범이 선행을 요청하고 신규가입자 모집을 중지한다”고 입장을 공개했다.
이같은 KT스카이라이프의 입장 발표는 이날 방송통신위원회가 전체회의에서 청문 절차를 거쳐 시정명령 등 제재 조치를 결정한다는 일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KT스카이라이프가 방통위의 시정권고를 받아들이는 모양새가 되면서 행정처분인 시정명령까지 내려지지 않게 됐다.
행정처분이 이뤄지지 않은 데 따라 KT스카이라이프가 DCS를 놓고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도 없게 돼 양측간의 법정 싸움도 이뤄지지 않게 된다.
방통위는 다음 주 중 방송제도 연구반(가칭) 킥오프 회의를 열고 기술발전 추세에 부합하는 조화롭고 유연한 규제 체계 마련을 위해 전문가, 이해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폭넓은 의견수렴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12일 방통위 상임위원들은 KT스카이라이프에 경고와 사과를 요구하기로 해 김준상 방송정책 국장이 시정권고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비쳐진 데 대한 경고와 함께 사과를 요구했다.
문재철 KT스카이라이프는 홍성규 방통위 부위원장과 김충식 상임위원에 전화를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홍성규 부위원장은 “12일 오후 문재철 사장이 전화를 해 심려를 끼친 데 대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고 말했다.
위성신호를 전화국에서 받아 인터넷망을 통해 각 가구로 전달하는 방식의 DCS에 대해 방통위는 역무 위반을 이유로 들어 신규모집 중지와 기존 이용자 가입 해제를 촉구하는 시정권고를 내렸다.
KT스카이라이프는 이같은 방통위의 DCS 위법 결정에 대해 철회를 촉구하는 등 크게 반발했으나 결국 규제기관에 맞서는 부담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추정된다.
KT스카이라이프의 신규가입자 모집 중단 조건부 표현을 놓고 논란도 일었다.
KT스카이라이프가 DCS 조기 도입을 위한 개선반의 조기 출범이 선행될 경우 신규 가입자 모집을 중단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같은 논란에 따라 KT스카이라이프는 다시 개선반의 조기 출범을 요구하고 신규 가입자 모집을 중단한다고 표현을 바꿨다.
방통위는 내주초 구성되는 방송제도 연구반이 KT스카이라이프가 요청하고 있는 DCS 조기 도입을 위한 개선반이 아니라는 것이 분명한 입장이다.
방통위는 KT스카이라이프가 신규가입자 모집을 지속할 경우 이전의 방침대로 행정처분을 지속 추진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문 사장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일부 상임위원들의 반발이 있었다.
신용섭 상임위원은 “행정당국을 상대로 업체가 조건을 건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이석채 KT 회장의 방통위 비판에 대한 앙금도 여전히 남아 있다.
양문석 상임위원은 “이틀전까지 기술 진보를 가로막는 걸림돌이라고 비난하던 이석채 회장이 다음날 휴전협상을 해왔다는 부분에 있어서 분노를 삭힐 수 없다”며 “이석채 회장이 방통위를 걸림돌로 지목하면서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데 대해 문제제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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