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글로벌 정책 호재에 대한 모멘텀 지속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2000선을 중심으로 지루한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이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물량과 펀드 환매에 나선 투신권의 영향 때문이다. 그러나 외국인투자자들은 미국과 유럽의 정책결정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며 순매수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코스피의 움직임에 있어 중요 변수로 외국인 자금 중 올해 매수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미국계 자금 유입 여부를 꼽았다. 올해 증시를 이끌었던 유럽계 자금은 단기 성향이 뚜렷하나 연금, 뮤추얼 펀드 등 중장기성 자금이 주류인 미국계 자금의 유입은 갑작스런 수급 변동성 가능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외국인은 6조6000억원의 상장주식을 순매수해 지난 1월 6조2000억원의 순매수를 경신, 월간 집계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유럽계는 4조4431억원으로 순매수 전환됐으나 미국계는 2262억원의 순매도로 여전히 6개월 연속 순매도를 지속했다.
하지만 이달들어 전일까지 미국계는 3030억원의 순매수로 돌아섰고 유럽계는 1조7900억원의 순매수로 절대량은 미국계에 비해 우위지만 순매수 규모는 격감하는 추세다. 3차 양적완화(QE3)를 발표했던 지난 14일 미국계는 2700억원의 순매수를 보였으며 전일은 69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황성윤 금융감독원 증권시장팀장은 “이달들어 지난 13일까지 미국계는 순매도였으나 14일 이후로 순매수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미국의 1차와 2차 양적완화 시행 당시 미국계 자금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매수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코스피의 강세를 견인한 바 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QE3 시행과 함께 지난 두 번의 경우와 같이 미국계 자금 유입이 가속화된다면 외국인 매수에 의한 수급개선세가 좀 더 견고하게 이어질 수 있다”며 “미국계 자금이 추가로 유입될 경우 코스피 레벨업 과정도 좀 더 수월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미국계 자금의 매수유입을 기대해 볼만하고 3대 신용평가사들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상향으로 원·달러 환율 하락 가능성도 고려할 수 있기 때문에 수급측면에서 부담을 줄 수 있는 투신 매도와 순차익 프로그램 잔고 매도전환은 소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유동성 확대와 그에 따른 경제지표 호전이 나타날 경우 외국인 매수 비중이 높은 업종이 상승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업종별로 통신업이 최근 5거래일새 외국인 비중 증가폭 1.20%포인트로 가장 많이 늘었다. 보유 비중 또한 44.65%로 전기전자업종 다음으로 높았다. 이외에도 외국인 보유 비중이 30~40%대인 금융, 전기전자, 운송장비 등이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통신주들은 2분기 바닥을 찍고 개선되는 초기 국면”이라며 “다음달 기준금리가 예상돼 5~6%대의 배당 매력 만으로도 외국인이 매수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롱텀에볼루션(LTE)을 통한 구조적인 가입자당 월매출액(ARPU) 상승에 대한 시장의 확신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LTE 가입자 확보를 위한 단기 마케팅 경쟁 이슈에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통신업종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투자를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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