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칫돈 맡겨야 이자는 푼돈"…달콤한 수익 찾아 증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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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9-2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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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땅한 투자처 찾기 힘들 때<br/>미 QE3 시행 투자 심리 자극

아주경제 양종곤·노경조 기자= 최근 개미(개인투자자)들은 저금리가 지속되는 이점을 활용할 수 있는 증시 이외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증시는 그동안 유럽 재정위기 등 대내외 불안이 고조돼 개미들이 뛰어들 유인을 제공하지 못했다. 머뭇거리던 개미들은 최근 미국 3차 양적완화(QE3)를 환영하며 증시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이후 코스피의 중소형주는 12%씩 상승했다. 같은 기간 5.3% 상승에 그친 대형주 상승률의 2배를 넘어섰다. 코스닥시장 역시 13.7% 상승하며 '미니 종목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이는 양적완화 효과가 가져오는 유동성 장세의 초입에서 익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승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1~2차 양적완화와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전후해 중소형주의 강세가 목격된다"며 "최근 시장이 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만큼 중소형주가 선전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QE3 시행으로 개미 투자심리 안정

지난 14일 QE3 시행은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이날 하루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2.92%에 달했다. 앞서 6일 발표된 유럽중앙은행(ECB)의 무제한 국채 매입방안 발표로 이미 투자심리는 크게 개선된 상황이었다.

QE3 시행 중에 주목할 효과는 경제 전반과 주식시장으로 나눠볼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양적완화를 통해 매달 400억 달러 규모의 주택담보부채권(MBS)을 사들인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시중 유동성 증가→장기 금리 하락→기업 투자 증가→고용 활성화와 경기 진작 효과"라는 선순환 효과를 담보한다. '인플레이션 야기', '미국의 바닥난 카드'와 같은 향후 우려보다 일단 증시는 긍정적인 신호에 먼저 반응하는 속성을 보여줬다.

양적완화의 가장 큰 기대요소는 외국인 자금의 중장기적인 순유입을 가속화시킨다는 점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의 자금동향을 절대적 투자 판단 요소로 여기는 속성이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QE3가 발표된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364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같은 효과는 과거 양적완화 시행에서도 목격된 바 있다. 지난 1차 양적완화가 시행된 1년 동안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8조1351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으며,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45% 이상 올랐다. 또 2차 양적완화 때는 코스피가 2200포인트를 넘는 등 10% 가까이 오른 바 있다.

◆저금리도 '증시로의 발길' 재촉

특히 증시가 기본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을 유혹하는 요인은 지속적인 저금리 기조다. 지난 금융위기 이후 줄곧 금리는 하락세다. 부동산시장이 악화됐고 은행 예금만으로는 기대수익률이 낮은 상황이다. 주목할 점은 과거 양적완화 이후에도 국내 금리는 소폭 상승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지속했다는 점이다. 증시에서 10월만 되면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항상 증가해온 것도 저금리가 만들어낸 현상이다.

이민정 삼성증권 연구원은 "저금리와 저성장 기조에 따른 안정적인 고배당 주식의 매력 증가 및 배당주 성과의 역사적인 계절성들을 감안할 때 투자자의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하반기에 증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금리시장에서는 국고채 금리와 정책 금리가 역전되는 기현상을 보였다. 이달 들어 14일까지 국고채 금리 3년물은 2.79%, 5년물은 2.87%, 10년은 3.02%다. 이 같은 상황은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높일 가능성 있어 주식시장에서 결코 우호적인 요인은 아니지만, 현재 QE3 등 정책요소가 시장을 압도하는 분위기다.

신동수 NH농협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역전된 부분은 펀더멘털이 나빠서 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다는 기대감과 양적완화로 절대금리가 높은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들어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있다는 것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높여 주식시장 입장에선 우호적인 요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 연구원은 "하지만 지금 주가는 펀더멘털보다 정책에서 많이 움직인다는 점"이라며 "정책측면에서 보면 금리 역전이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다"고 덧붙엿다.

◆장기적인 추세 진단은 일러

하지만 전문가들은 개인 증시 유입이 추세적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이다. 정책을 통해 장기적으로 좋은 '그림'은 그려졌지만 개인들이 일반적으로 종목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 주된 이유다. 향후 기업 실적 확인 등 펀더멘털이 제2 증시 모멘텀이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지만, 여전히 '큰 그림'을 선호하는 투자자는 개인보다 외국인과 기관이다.

김승현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개인투자자 증가추세는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며 "지수 변화는 제한이 많고 개별종목 중심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9월 말(분기말)에 수익률 게임이 일단락될 가능성이 있고, 현재 거시정책 여파는 개별종목까지 미치지 못할 수 있다"며 "개별종목 중심의 움직임이 이어지려면 경기가 탄탄해 중소기업들이 뻗어나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틈새시장이 보다 부각됐을 수 있다"고 덧붙엿다.

이승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고객예탁금은 일반적으로 15조~20조원에서 움직이는 것으로 볼 때 현재는 개인이 어느 정도 증시에 들어온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중소형주에 베팅하거나 단지 투기성 자금일 수도 있어 '무엇'을 보고 들어왔는지 명확히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저금리 수준에서 본 주식 매력도, 양적완화 이후 경기 성장 기대감 등은 증시에 유효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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