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코앞에 둔 금융권 '바쁘다 바빠'…일부는 출장 겹쳐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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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0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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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선미 기자=19대 국회 정무위원회의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금융권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올 금융권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의혹과 키코(KIKO) 사태, 대출 관련 부적절한 행태, 카드 수수료 적정성 등 금융권의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가 사회적 문제로 불거져, 정무위가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융권은 긴장의 연속이다. 일각에서는 국감 준비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는 볼멘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3일 정무위와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8일에는 금융위원회, 9일에는 금융감독원 국감이 진행된다. 이에 따라 정무위는 일반 증인 59명과 참고인 16명을 국정감사에 부르기로 했다.

먼저 김영대 은행연합회 부회장과 주인종 신한은행 부행장, 김옥찬 국민은행 부행장, 이현주 하나은행 부행장 등은 CD금리 담합 및 불합리한 대출금리 관련 추궁을 위해 국감장에 소환된다.

CD금리 담합의 피해자는 대출자이고 수혜자는 금융기관이라는 점에서, 매서운 비난을 받은 바 있다. CD금리를 0.1%포인트만 높게 유지해도 가계가 한 해 추가로 내는 이자만 1661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국내 은행들이 예대마진을 통해 얻은 이자수익은 39조원이다.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키코 사태 및 하나은행과의 전산통합과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한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론스타 관련 문제에 대해 신문을 받을 예정이다.

이날 국감장에서는 키코에 가입해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 현황이나, 저축은행의 신용공여 규정 위반 등을 두고 금융 당국의 감독체계에 대해 집중 추궁이 이뤄질 전망이다.

김영주 의원측은 "키코 사태로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도산을 했는데, 이는 금융 당국의 관리 미흡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국감에서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계 은행장들은 고배당 논란으로 신문을 받는다. 리처드 힐 한국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장과 하영구 씨티은행장도 같은 날 국감장에 선다.

카드사도 예외는 아니다. 이두형 여신금융협회장은 신용카드 수수료 체계 개편과 관련해서 신문을 받는다. 같은 내용으로 김희건 신한카드 부사장과 이주혁 현대카드 본부장도 채택됐다.

문재우 손해보험협회장과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 역시 손해율과 사업비 관련 문제로 출석한다.

아울러 김해진 교보증권 사장은 인턴사원 영업과정에서의 위법행위 관련, 유병태 전 금융감독원 국장은 부산저축은행 수임 관련 문제로 불려간다.

이에 금융권은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상황이다. 한 금융 공기업 관계자는 "이미 두 달 전부터 정무위에서 자료 요청이 들어와 꾸준히 준비해왔는데 국정감사가 얼마 남지 않아 최근에는 관련 부서가 추석연휴에도 불구하고 쉬지 못한 채 밤낮없이 일 할 정도"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도 "19대 들어와서 처음하는 국감인데다, 대선까지 있어서 (의원들이) 공격적으로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일부 기관에서는 수장들이 해외 출장까지 겹쳤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8~9일에 출장차 해외에 머문다. 이 회장은 7일부터 14일까지 해외 영업망 확대를 위해 미국에 있을 예정이다. 김 회장은 4일부터 14일까지 몽골과 유럽을 거쳐 일본 도쿄의 국제통화기금 연차총회에 참석한다.

그러나 이 같은 해외출장에 대해 일각에서는 여론을 의식, 국감 기간을 일부러 피하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나온다. 국회에서 지주사 회장들에 대한 증인 출석을 놓고 협의를 진행하자 출장을 핑계로 이를 피했다는 것이다.

이에 해당 지주사들은 이번 해외출장은 오래 전부터 확정된 일정으로, 국감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경영의 일환으로 국감 일정이 정해지기 전부터 계획된 출장이라는 설명이다.

당초 증인으로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 및 사장 등을 채택하겠다는 방침과 달리 대부분 부사장이나 부행장으로 바뀐 것에 대해서도 해당 상임위와 피감기관과의 유착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상직 의원측은 "명목적으로 수장을 불러 추궁하기보다는 실질적인 내용에 대해 잘 아는 실무자급이 적합하다는 판단 등이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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