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공정위가 발표한 ‘대기업집단 지배구조현황에 대한 정보공개’에 따르면 4월 말 현재 기준, 국내 46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상장사 238개사 중 내부거래위원회가 설치된 곳은 32개사(13.4%)에 그쳤다.
이는 238개 상장사 중 32개사(13.4%)가 설치했으며, 전년 23개사(10.6%)보다 9개사(2.8%포인트)가 증가한 수치다.
총수 있는 집단은 29개사가 설치했으며 전년 20개사 대비 9개사가 늘었다. 총수 없는 집단의 경우는 3개사가 설치했으며 전년과 동일한 상태다.
늘어난 9개사는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증권, 삼성카드, 현대자동차 등으로 내부거래위원회 가 새로 설치됐다.
내부거래위원회는 계열사 간 부당지원을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중요한 장치다. 특히 대기업 계열사 간 수의계약 비중이 90%에 육박하는 등 높아지고 있어 내부거래위원회 설치는 자율적 견제 이행을 가져다줄 수 있다.
삼성은 17개 상장사 중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한 곳은 7개사다.
현대차그룹은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 현대차 등 총 5곳이다. 일감몰아주기로 철퇴를 맞은 바 있는 SK그룹은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 C&C 등 4곳이다.
LG그룹은 LG전자와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등 4곳이 내부거래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 외에도 GS 1곳, 한화 2곳, 두산 5곳 등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아직도 내부거래 개선의지를 가시화하고 있는 그룹은 적은 실정이다. MB임기 말, 대선 방향에 따른 눈치보기식 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과 3월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대기업 대표들과 만나 내부거래 개선에 대한 협조를 거듭 당부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일부 대기업의 내부거래 개선에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다.
지난해 롯데는 9개 상장사 중 내부거래 92.8%의 수의계약이 처리됐다. 현대중공업은 상장사 3곳 중 76.5%의 수의계약 비율을 기록했다. 상장사 5곳인 한진은 내부거래 중 53.5%가 수의 계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STX와 CJ, LS, 금호아시아나, 신세계, 동부, 대림, 현대, 부영, 효성, 동국제강, 코오롱 등도 내부거래위원회가 전무하다. GS건설과 GS글로벌 또한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거래위원회 등 내부견제장치를 위한 권고를 공정위에서 하고 있으나 사실상 내부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라며 “눈치보기식의 태도로 다음 대선의 향배를 봐야하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지배구조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도입된 내부견제장치의 운영실태 평가 등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공개할 것”이라며 “내부거래위원회 등 내부견제장치 실태에 대해 하반기 추가 발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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