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에서 바라본 광안대교의 야경 |
아주경제 강경록 기자= 부산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한 시대를 풍미하며 수출의 보루로 전성기를 구가했던 항만의 도시에서 문화와 관광의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입니다. 올해로 17회를 맞이한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미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축제가 됐고, ‘부산불꽃축제’는 구경꾼만 100만명에 이를 정도입니다. 한 때 해운대로 통칭되던 부산이 갖가지 옷을 바꿔입어 가며 관광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습니다. 풍부한 해산물로 이뤄진 다양한 먹거리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간직한 도심은 부산의 또 다른 매력입니다. 기적 소리와 함께 가슴을 울리는 항구의 도시,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그 곳. ‘시월의 부산’으로 떠나볼까요.
부산 송도해수욕장에 조성한 볼레길. 900미터의 짧은 길이지만 주변의 풍광은 도보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픈 길이다. |
◆ 백년 역사를 담은 송정해수욕장… 갈멧길의 낭만을 더하다
우리나라의 제 1호 해수욕장은 어디일까. 바로 송도해수욕장(부산 서구 암남동)이다. 일제강점기 시절인 1913년 문을 이 곳은 한 때 아담한 도심 해수욕장과 넓은 모래사장이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하지만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인해 바다는 오염되어져만 갔고 사람들의 발길도 점점 줄어들어만 갔다.
하지만 최근 부산시와 시민들의 자정 노력 끝에 조금씩 옛 명성을 되찾아 가고 있는 중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빠른 성장의 피해자였던 송정해수욕장이 ‘느림’이라는 옷을 입기 시작하자 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태풍으로 해수욕장 주변 상가들이 큰 피해를 보았지만 부산시는 이를 송정해수욕장 재정비 기회로 보고 모래사장을 넓히고 상권을 정돈했다. 그리고 해안가 주변을 산책로를 만들고 ‘볼레길’로 명명했다.
부산 송도해수욕장에 조성한 볼레길. 900미터의 짧은 길이지만 주변의 풍광은 도보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픈 길이다. |
해수욕장을 벗어나자 볼레길 코스로 접어든다. 송도만이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송도해수욕장은 아담하다. 만(灣)입구에는 귀여운 돌고래 형상의 조형물이 길게 가로질러져 있다. 해일의 피해를 막고자 조성해 둔 방조제라고 한다. 초입부터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갯바위들이 길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바다엔 한창 조업 중인 조각배들이 그림같은 풍경을 연출하고 해녀들은 연신 물질을 하며 해산물 체집에 바쁘다. 길 위의 사람들 또한 절로 발길을 멈추고 수채화처럼 펼쳐진 풍경들을 여유롭게 바라본다.
부산시는 관광객들에게 부산의 매력을 더욱 잘 알릴 수 있는 방법으로 제주의 올레길과 같은 ‘갈멧길’을 만들었다. 모두 9개코스와 20개 구간으로 구성된 갈멧길은 ‘부산 갈매기’(부산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 중 4코스는 남항대교에서 낙동강하굿독을 잇는 36.3km로 송도해수욕장에서 암남공원 사이의 송도해안 볼레길은 기암괴석과 바다가 만들어내는 절경으로 유명하다. 비록 900m에 불고한 짧은 코스지만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고 걷노라면 1시간이 훌쩍 지나갈 만큼 짧은 길에 아쉬움이 가득한 길이다.
크루즈에서 바라본 광안대교와 해운대의 야경 |
◆ 부산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한 밤의 크루즈 데이트’
부산 바다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유람선을 이용한 부산 야경 투어를 적극 추천한다. 현재 부산지역에는 총 15척의 크루즈를 운영하고 있다. 그 중 해운대와 광안리의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하고자 한다면 티파니21, 누리마루, 동백호를 승선하면 전국에서 가장 조명이 아름다운 광안대교와 해운대 지역의 고층빌딩이 만들어내는 화려한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해가 저물어갈 무렵, 크루즈인 '티파니 21호'에 몸을 싣는다.‘비단으로 짠 천’이란 뜻을 가진‘티파니21호' 배 이름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에서 21개 회원국이 비단실로 천을 짜듯이 좋은 성과를 내기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붙여졌다. 크루즈 투어는 조용히 부산 앞바다를 가로질러 광안리 해수욕장과 광안대교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져 있다. 또 크루즈에서 부산 앞바다를 2시간 운항하는 동안 선상에서 라이브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바다 위에서 울려퍼지는 클래식 음악과 광안대교와 도심의 화려한 조명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감상에 젖게 한다.
특히 연인이나 부부가 부산 여행을 한다면 크루즈를 이용한 야경 투어는 필수 코스다. 선상에서 바라보는 화려한 부산의 밤바다는 무뚝뚝하기로 소문난 부산남자들 마저 로맨티스트로 변모시킨다. 이미 부산에선 연인들의 데이트 및 프로포즈 장소로 유명하다. 또 부산불꽃축제기간에는 크루즈 투어의 인기는 단연 최고다. 불꽃 축제의 야경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번잡한 인파들을 피해 한가롭게 축제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예약해 두지 않았다면 올해 불꽃 축제는 크루즈에서 보내기 어려울 듯 싶다. 이미 예약이 꽉 찬 상황이기 때문. 크루즈의 낭만을 즐기고 싶은 이라면 아쉽지만 내년 축제기간을 기다려야 할 듯 싶다.
◆부산불꽃축제 최고의 명당은 어디?
제8회 부산세계불꽃축제가 오는 10월 26일부터 27일까지 부산 광안리해변 일대에서 열린다. 한국방문의해위원회가 후원하는 4대 특별 이벤트 중 하나다. 특히 27일에 열리는 불꽃놀이가 장관이다. 약 50분간 총 8만발의 불꽃이 밤하늘을 수 놓는다.
축제 첫날인 10월 26일 오후 7시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K-POP 콘서트’를 시작으로, 27일에는 오후 4시부터 오후 8시까지 광안리해수욕장과 광안대교 일대에서 불꽃퍼레이드와 음악회가 열려 축제 속의 축제로 행사 전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이어 오후 8시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불꽃축제의 하이라이트인‘부산멀티불꽃쇼’가 펼쳐지고 오후 9시부터 10시까지는 불꽃 거리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축제 기간 광안리 해변은 화려한 불꽃쇼를 보기위해 몰려든 인파로 가득 채워진다. 물론 인근의 호텔과 카페들은 몇 달전에 예약이 거의 끝났다. 하지만 불꽃 축제를 보기위해 꼭 광안리 해변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광안리 일대가 훤히 내다보이는 곳으로 가는 것도 축제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부산불꽃축제 관람 ‘명당’은 광안리 금련산과 민락수변공원, 해운대 장산 약수암, 유람선, 황령산 봉수대, 이기대 어울마당, 배산 정상, 동백섬 선착장과 등대광장, 광안대교 진입구간, 용호동 선착장 일대 등이 꼽힌다.
부산의 명물, 자갈치 시장에는 상인들과 손님들로 항상 북적인다. |
◆여행메모
△부산이 처음이시라구요? 시티투어버스라면 문제없어= 부산은 관광지로 인기가 높은 곳이다. 볼거리와 먹을거리도 너무나 많고 더욱이 시기마다 축제가 이어져 즐길거리도 풍부하다. 하지만 부산을 처음 방문하거나 부산에 대해 잘 모른다면 고민하지 말고 부산의 명물, 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해 보자. 저렴한 가격은 물론이고 부산의 명소를 모두 둘러볼 수 있도록 코스를 다양하게 개발해 두었다. 부산역에서 출발하는 순환형 시티투어버스는 해운대 코스(부산역∼부산박물관∼광안리해수욕장∼누리마루∼해운대해수욕장∼해운대역∼영화의 전당∼벡스코∼광안대교∼UN기념공원∼부산역)와 태종대 코스(부산역∼연안여객터미널∼75광장∼태종대∼국립해양박물관∼남항대교∼송도해수욕장∼자갈치시장∼부산역)가 있다. 각 코스마다 보고 싶은 곳에서 내려서 관광을 한 후 다음 버스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 요금은 어른 1만원, 어린이 5000원으로 당일 티켓 한 장으로 자유롭게 환승이 가능하다.
자갈치 시장에는 생선구이 가게들이 줄이어 10여군데가 성업중이다. |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 먹거리는 자갈치 축제에서= 10월의 부산 지역 축제행사로는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일원에서 개최되는 ‘제21회 부산자갈치 축제’가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5일간 진행된다. 매년 10월이면 이곳에서 풍성하고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 살거리 행사로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한국 최대의 수산물 축제 한마당이 펼쳐진다. 부산의 상징이며 부산 사람들의 마음의 고향인 자갈치축제는 신선하고 특색 있는 수산문화와 오직 이곳의 이색적인 거리에서만 맛볼 수 있는 추억과 낭만의 즐거움이 있다.
올해 축제는 개막식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과 체험행사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수산물 깜짝경매, 장어·문어 이어달리기, 수산물 요리경연 대회, 세계최대 비빔밥 도전, 팔씨름대회 및 나도 가수다 등이 펼쳐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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