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열심히 일할수록 회사는 더욱 어려워지더군요. 결국 회사는 워크아웃(기업재무개선작업)에 돌입했고 평생 시공하던 저는 퇴사하고 커피전문점 준비를 해요. 고된 것이야 마찬가진데 경기를 타진 않으니까 지금보다는 낫겠지요."
최근 기자가 오랜만에 만난 토목·건축 전공 지인들은 모두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건설업계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무척 꺼려했다. 중견 건설사들이 요즘 잇따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나 워크아웃에 돌입했고, 많은 건설사들이 구조조정을 하는 상황에서 업계 얘기를 해봤자 대화 분위기만 어둡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어려운 시절 한국의 성장을 이끈 견인차 역할을 하던 건설업종이 위기에 처했다는 얘기는 새삼스러운 내용이 아니다. 오랜 역사의 건설 전문기업은 물론 대기업 계열 건설사까지 부도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이렇다 보니 해가 갈수록 건설 관련학과 취업률은 줄어들고 있다. 건설업계의 외침이 결코 엄살로 들리지 않는 이유다.
건설업체들은 결국 어려운 시절 성장동력이던 해외로 눈을 돌렸다. 2012년 해외 건설공사 수주 총액은 이미 400억달러(한화 약 44조원)를 넘겼다. 어려운 세계 경제상황에서 좋은 성과를 냈기에 더욱 값지다.
건설업계는 '총체적 위기'에 직면했다. 하지만 어려움에도 미래를 위한 열정의 동력을 찾아야 한다.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바꿀 지혜가 필요하다.
건설업계의 부활을 위해 업계는 물론 정부와 국회에서도 힘을 모아야 한다. 건설업과 부동산은 연관 산업이 많고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관(官)의 더욱 세심한 정책 제시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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