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예상대로 이번 국감은 대선을 80여일 앞두고 실시된 만큼 행정부 감시와 견제라는 본연의 임무보다는 상대 후보 '흠집내기' 등 정쟁의 장으로 변질됐다.
행정안전위원회는 국감 첫날부터 '故 장준하 선생 의문사 사건'의 증인채택 문제로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는 등 파행을 거듭했다.
교육과학기술위 국감 역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와 관련된 정수장학회 문제를 둘러싸고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교과위는 18대 국회에서도 계속되는 파행으로 대표적인 '불량 상임위' 중의 하나였다.
심지어 기획재정위에서는 상임위 위원이 피감기관 주무 장관이 아닌 박 후보에게 질의를 던지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민주통합당 안민석 의원은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새누리당이 재벌 총수 증인 채택을 반대하는 것에 대한 박 후보의 입장을 듣고 싶다"며 박 후보에게 답변을 요구해 강길부 재정위원장에게 제지를 당했다.
새누리당이라고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태세다. 새누리당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집중 겨냥하고 있다.
국감장을 정치공세와 대선정략으로 이용하는 것은 청산해야 할 정치 구태 중 하나다. 양당이 그토록 정치쇄신을 외치면서 대선이라는 정치적 이익을 챙기고자 구태를 되풀이하는 것은 모순된 행동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해마다 국감 무용론이 제기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국감은 상대방을 헐뜯기 위한 폭로의 장으로 악용돼선 안 된다. 또한 이 과정에서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이 오용되는 일이 있어서도 안 될 것이다.
국감의 중심은 국민이 최우선이 돼야 하며, 국감의 핵심은 민생이라는 점을 정치권은 꼭 명심해야 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