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전국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경제상황에 대한 기업인식과 정책과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대선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이슈로 응답기업의 80.8%가 ‘경제 회복과 성장’을 꼽았다. 이어 ‘일자리 창출’(9.4%), ‘경제민주화’(6.0%), ‘복지확대’(3.8%)를 차례로 들었다.
이는 최근 경기 상황에 대한 기업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경기상황에 대해 응답기업의 77.6%가 ‘계속 나빠지고 있다’고 답했으며, ‘정체되어 있다’는 응답과 ‘회복되고 있다’는 답변은 각각 19.2%, 3.2%로 조사됐다.
부문별로는 수출(38.6%)보다 내수(61.4%)가 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으며, 4분기 경기에 대해서도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68.5%)이라는 응답이 ‘좋아질 것’(4.8%)이라는 답변을 웃돌았다.
대한상의는 “지난 5월 조사에서 기업 10곳 중 4곳이 ‘경기 둔화세가 진정됐다’고 답했으나 하반기 들어서도 세계경제가 뚜렷한 회복세가 보이지 않고 수출과 내수부진이 계속되면서 경기 악화를 체감하는 기업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대치는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73.4%가 ‘2%대’로 예상했고 ‘1%대’로 예상한 기업은 24.4%, ‘3%대’는 2.2%로 나타났다.
국내경기의 최저점을 묻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기업들이 ‘올해 4분기’(28.7%)를 예상했고 이어 ‘내년 2분기’(25.1%), ‘내년 1분기’(20.5%) 순으로 예상했다.
경기 회복세가 나타날 시점으로는 ‘내년 하반기’(41.6%), ‘내후년 상반기’(28.0%), ‘내년 상반기’(13.8%), ‘내후년 하반기’(10.2%), ‘2015년 이후’(6.4%) 등의 순으로 전망했다.
한편,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별도의 비상경영체제를 운영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46.4%가 ‘운영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20.6%는 ‘운영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경기 악화에 대한 대응방안으로는 ‘원가절감’(71.9%), ‘제품경쟁력 강화’(44.5%), ‘단계별 대응책 수립’(24.8%), ‘유망사업 발굴’(19.1%) 등에 나서고 있다고 답했다.
현재 기업 경영상 애로로는 ‘판매부진’(43.9%), ‘수익성 악화’(26.5%), ‘원자재가 부담’(14.4%), ‘경쟁심화’(6.2%) 등을 지적했고, 향후 경영상 고민거리는 ‘수요 감소’(51.9%), ‘신규 수익원 확보’(15.4%), ‘임금‧원자재 등 비용절감’(14.2%), ‘원자재 안정적 수급’(6.4%) 등을 차례로 꼽았다.
경기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정부대책으로 응답기업의 72.4%가 ‘금리인하와 추가경정 예산이 모두 필요하다’고 답했다. ‘금리인하’나 ‘추경편성’만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각각 9.2%, 7.8%로 나타났다.
기업애로 해소를 위해 중점을 두어야 할 과제는 ‘유가·원자재가 안정’(54.4%), ‘자금지원 확대’(37.0%), ‘세금부담 완화’(33.8%), ‘수출지원 확대’(27.8%), ‘노사관계 안정’(8.2%)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최근 정부가 경기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수출과 내수의 부진에서 쉽게 벗어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지 않도록 대내외 불안요인을 잘 관리하고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사결과에서 나타난 것처럼 대선과정에서 경제회복과 성장에 대한 구체적 정책 방안이 제시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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