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이 높아져 원화와 원화자산에 대한 매력도가 높아진데다 외환보유고도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한일 통화스와프가 실제 사용된 적이 없는 만큼 수급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은 “외화유동성 사정이 개선됐고, 국가신용등급도 올라 불안요인이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며 “시장에서도 큰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큰 움직임 없이 안정적인 거래 흐름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원 내린 1110.7원에 마감했다.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도 “통화스와프 자금이 실제적으로 인출돼 쓰이지 않았고, 일종의 보험적 성격이 강했던 것이므로 물리적 영향은 거의 없다”며 “현재 우리나라의 투자 여건이 나쁘지 않은 상태이므로 유의미한 변동도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금융경제팀장 역시 “현재는 외환보유고도 충분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며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가 높아지고 수출이 회복되면 통화스와프의 필요성은 더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5일 현재 한일 통화스와프 확대가 결정됐던 지난해 10월과 비교하면, 외환보유액은 3110억달러에서 3220억달러로 확대됐다. 부도 위험을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지난해 10월말 137bp(1bp=0.01%포인트)에서 지난 5일 83bp로, 일본과 비슷한 수준까지 내려갔다. 단기 외채 비중도 지난해 10월말 35.4%에서 올해 6월말 33.8%로 줄었다.
다만 이른바 ‘비상자금’의 여력이 줄어든 것은 아쉽다는 입장이다.
이창선 실장은 “투자자들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비상시 대비한 핫라인이 없어진 만큼 일정부분 심리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혹시 모를 위기가 닥친다면 비상자금이 아쉬워질 것”이라며 “만기가 남은 한·중 통화스와프는 원·위안 교환이기 때문에 한일 스와프보다는 활용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한중 스와프는 지난해 만기를 연장하면서 당초 38조원 규모를 64조원(560억달러)으로 늘린 바 있다. 3년 계약으로 만기는 오는 2014년 10월이다.
한편, 이달 31일 한일 통화스와프 종료로 현재 700억달러 규모인 양국 간 통화스와프는 2008년 위기 전 수준인 130억달러로 줄어든다. 이 중 30억달러는 원화를 맡기고 엔화를 끌어오는 원-엔 스와프, 100억달러는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에 따른 양자 통화스와프(달러-원/엔)다.
정부는 우리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자본 유출입 흐름을 모니터링하고, 거시 건전성 조치를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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