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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 ▲양용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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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나연 ▲신지애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골프를 하면 기다림과 인내심, 절제를 배우게 됩니다. 시간을 철저히 지켜야 하는 것도 가르치지요. 언젠가 티오프시각에 3초 늦었다고 하여 2벌타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한국 남자프로골프의 ‘간판’ 최경주(SK텔레콤)는 지난 8일 ‘코리안 탱크, 최경주’ 출간기념 기자회견 때 이렇게 말했다. 그가 늦게 도착해 벌타를 받았다는 사실은 처음 알려졌다.
톱랭커들은 좀처럼 규칙 위반을 하지 않지만 엉뚱한 일로 가끔 불이익을 당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골퍼들이 좀 황당한 사유로 벌타를 받거나 스코어를 잃은 사례를 본다.
◆최경주-3초 늦어 2벌타= 미국 진출 초기의 일이다. 그는 미국PGA투어 투산오픈 때 티오프 시각에 임박해 도착했다. 시계를 보니 정각이었다. 그러나 경기위원이 “3초 늦었다”며 2벌타를 부과했다. 최경주는 “정각에 왔는데 왜 페널티냐? 저 시계는 분침만 있는데, 어떻게 3초 늦었는지 판단하느냐?”며 항의했으나 통하지 않았다. 최경주는 2벌타를 감수해야 했다. 그 일이 있고난 후 ‘시간 준수’의 중요성을 절감했다고 한다.
◆양용은· 최나연-“스윙했는데 볼이 안맞았네요”= 2010년 미국PGA투어 SBS챔피언십 때의 일. 양용은의 볼이 그린 앞 워터해저드에 멈췄다. 물은 없었지만 풀이 우거진 곳이었다. 양용은은 1타를 절약하기 위해 그 곳에서 샷을 강행했다. 그러나 클럽헤드는 볼을 맞히지 못하고 볼밑 공간만 파고들었을 뿐이었다. 칠 의도를 가지고 스윙했는데 헛친 것이다. 1타가 가산됐음은 물론이다. 최나연도 2011년 HSBC 위민스챔피언스 때 바위 옆에서 헛친 적이 있다.
◆허석호-연습스윙 때 나뭇잎 하나 떨어뜨렸을 뿐인데…= 허석호가 2002년 일본골프투어(JGTO)에 진출하고 처음 맞이한 도켄코퍼레이션컵에서 생긴 일. 그는 첫 날 볼이 나무 아래에 멈추자 몇 차례 연습스윙을 했다. 그 과정에서 나뭇잎 하나가 떨어졌다. 허석호는 라운드를 마치고 스코어카드를 제출했다. 공동 5위였다. 그러나 동반플레이어가 “연습스윙을 하면서 스윙구역을 개선했다”고 어필한 것이 받아들여져 2라운드 직전 실격당했다. 첫 대회에서 ‘값비싼 수업료’를 치른 셈이다.
◆김경태-동반자가 남긴 자국 정리했다가 2벌타= 2010년 JGTO 파니소닉오픈. 김경태와 동반자의 볼이 벙커에 나란히 멈췄다. 동반자가 샷을 하고 캐디와 함께 그린쪽으로 가버렸다. 모래 정리를 김경태에게 미룬 것이다. 김경태가 머뭇거리자 캐디가 고무래로 동반자가 남긴 자국을 정리했다. 그러고 김경태는 벙커샷을 했으나 2벌타가 기다리고 있었다. ‘샷을 하기 전에 모래를 골랐다’는 게 이유다. 김경태는 동반플레이어나 그의 캐디한테 “벙커를 정리하고 떠나라”고 말했어야 했다.
◆신지애-마샬 잘못으로 2벌타= 신지애는 2007년 여자월드컵에 김영과 함께 한국대표로 출전했다. 한 홀에서 그의 볼이 광고판 옆에 멈췄다. 광고판은 ‘임시 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이므로 구제받을 수 있다. 벌타없이 드롭하고 치면 된다. 신지애가 경기위원을 부른 사이 주위에 있던 진행요원(마샬)이 그 광고판을 치우는 것이 아닌가. 구제받으면 될 일이었는데, 그것을 치웠기 때문에 엉뚱하게도 신지애에게 2벌타가 주어졌다. 신지애는 그 해 12월 한일대항전에서 그린에 리플레이스한 볼이 어드레스 후 움직여 벌타를 받기도 했다.
◆최나연-고교 이후 처음 실격당해= 올해 US여자오픈 챔피언인 그는 직전 메이저대회인 웨그먼스 LPGA챔피언십에서 실격했다. 고교 때 스코어 오기로 실격당한 후 처음이다. 4라운드 후 ‘스코어링 에어리어’에서 캐디와 함께 보고 또 봤는데도 자신의 사인을 누락한 채 스코어카드를 내고 만 것이다. 실격당하지 않았으면 받을 상금 2600만원보다도 선수로서 불명예인 실격을 당한 것이 더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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