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하향조정하면서, 장기간 경기 악화에 대비해 금리 인하 카드를 빼든 것이다.
금통위는 11일 정례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2.75%로 결정했다. 지난 7월 3.00%로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3개월 만에 금리를 내린 것이다.
금통위의 이 같은 결정은 대외여건의 악재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금리인하에 대한 부담은 낮아졌다.
금통위는 통화정책 방향 결정문을 통해 "유로지역 재정위기의 실물경제 파급 및 미국의 급격한 재정긴축 현실화 가능성 등으로 성장의 하방위험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내수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9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 감소했으며, 수입은 6.1%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가 지속되고 있다. 소비와 설비 및 건설투자도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한은은 또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GDP) 전망치를 당초 3.0%보다 0.6%포인트나 낮춘 2.4%로 하향조정했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전망보다 0.6%포인트 낮은 3.2%로 내렸다.
이 같은 하향조정의 배경으로 "대외 불확실성 지속에 따른 가계ㆍ기업의 심리 위축으로 민간소비, 설비 및 건설투자가 줄어들었고, 상품수출도 세계 교역 신장률 하락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올해와 내년 전망치 모두 국내외 주요 경제연구기관이 예상한 수치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달 3.9%에서 이달 3.6%로 낮췄고,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달 17일 4.1%에서 3.4%로 수정했다.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2.0% 상승하며 올해 3월 이후 2%대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물가상승률도 종전(2.7%)보다 낮춘 2.3%로 수정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시중은행에 저리로 자금을 배정하는 총액한도대출 금리도 현행 연 1.50%에서 1.25%로 인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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