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지난달 단행된 유럽과 미국 등의 무제한 양적완화가 원만히 실행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유로존 재정위기가 해소되고 미국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긍정적 시그널을 투자자들에게 줄 수 있어야 신 골드러시 열풍이 가라앉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로선 투자자들에게 최소한의 긍정적 전망도 주기 어렵다는 것이다. 14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 등을 올 7월 전망치보다 낮췄다.
그러면서 IMF는 “이 전망은 유럽의 유로존 위기 해소를 위한 강도 높은 자구책 마련, 미국의 재정절벽 방지책 합의 등을 전제한 것”이라며 “글로벌 경제의 하방 리스크는 여전히 큰 상황이며, 2013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2% 미만으로 하락할 확률은 17%로 추정한다”고 말해 양적완화 효과에 대한 강한 회의를 나타냈다.
IMF는 “유로존 위기 해결책의 도입이 지연될 경우,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돼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되고 추가 재정긴축에 따른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며 “양적완화 등으로 인한 중앙은행의 부채 확대는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기후과 중동정세 악화 등으로 금·은 외에 각종 원자재 가격도 급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투기 자본이 원자재로 옮겨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국제 곡물시장에서 이번 달 밀, 옥수수 등의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일제히 20% 넘게 급등했다. 시리아와 이란 핵사태 등으로 중동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골드러시 현상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장담하긴 어렵다. 세계 최대 금 수입국인 인도와 중국의 경제 전망도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IMF에 따르면 인도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7월 6.1%에서 10월 4.9%로, 중국은 8%에서 7.8%로 낮아졌다. 지난해 인도 경제성장률은 6.2%, 중국은 9.2%였다.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이 거의 4년여만에 8% 아래인 7.8%를 기록하는 등 미국에서 일부 긍정적인 경제 지표가 나타나고 있는 것도 골드러시 지속 가능성을 낮추는 변수다.
금보다 은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모간스탠리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투자자들이 금에 대한 대체 수요로 은에 더 몰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투자자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을 예상하면서 고가인 금의 대체로 은을 선호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은값은 최근 두드러지게 상승하고 있다. 은값은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25%이상 상승했다. 또한 금값과 은값의 격차로 줄어들 전망이다. 모간스탠리는 올해 4분기 금이 은보다 54배가량 비싸지만 내년에는 53배 이하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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