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17일(한국시간) "이란 원정에서 선수들이 잘 싸웠지만 초반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 아쉽다"고 말했다.
최강희 감독은 17일(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 감독은 "이란 선수가 1명 퇴장당해 수적으로 우세해졌는데 상대가 뒤로 물러나면서 우리에게 오히려 좋지 않게 작용했다"며 "실망하지 않고 남은 홈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최강희 감독과의 일문일답.
--경기를 마친 소감은.
▲많이 아쉬운 결과다. 선수들이 준비를 잘했고 10만여 관중 앞에서 정신력과 집중력 면에서 좋은 경기를 했는데 찬스에서 골을 얻지 못해 이런 양상이 됐다. 하지만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홈경기가 남은 만큼 실망하지 않고 잘 준비해 나머지 경기를 치르겠다.
--경기 내용은 어떻게 보나.
▲우리가 전체적으로는 전혀 밀리지 않았다. 경기 내용 면에서는 좋았지만 경기는 항상 결과로 얘기해야 한다. 오늘 경기는 여러 가지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전반에 두 차례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왔다.
▲초반 선취골 싸움이 관건이라고 했는데 전반전이 많이 아쉽다. 선취골 싸움에서 우리가 좋은 기회를 못 살렸다. 이란은 홈경기였지만 많은 찬스를 못 만들었는데 한 번의 기회를 살려냈다. 축구는 결국 골로 말하는 것이다.
--선수들이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점이 문제가 되지 않았나.
▲선수들이 경험에서 진 것이 아니다. 전체적으로 큰 문제 없이 경기를 잘했다고 본다. 다만 초반 선취골 싸움에서 밀렸다. 원정이지만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앞으로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후반전에 부진했는데.
▲이란 선수 한 명이 퇴장당하면서 상대가 내려섰다. 우리 선수들에게 킥을 하기보다는 사이드 쪽에서 기회를 만들라고 주문을 했는데 전혀 전달이 되지 않았다. 압박이 심해져서 어렵게 경기를 했다. 하지만 부진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전체적으로 좋은 경기를 했다.
--김신욱을 선발로 투입했는데.
▲상대가 전반에 굉장히 강하게 경기했는데 절대 물러서지 말라고 했다. 김신욱이 들어감으로써 세트피스 상황도 그렇고 공수에서 의도했던 대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후반전이다. 이란 7번 선수가 퇴장을 당하면서 상대가 내려서고 역습으로 갔다. 여러 지시를 했는데 결과적으로 안 좋게 나타났다.
--어떤 지시를 했나.
▲교체선수를 통해서 미드필드 선수가 빠졌으니 공격 숫자를 늘리고 사이드쪽으로 공을 유도해서 찬스를 만들라고 했는데 전혀 전달이 안됐다. 또 선수들이 급하니까 롱킥을 하게 되면서 경기 내용이 더 안 좋게 된 것 같다. 킥을 하지 말고 측면에서 문제를 풀어갔어야 했다. 상대 퇴장 이후 정상적인 경기가 되지 않으면서 우리에게 독이 됐다. 전반에 우리가 선취득점 했으면 경기가 전혀 다른 양상으로 갈 수 있었는데 아쉽다.
--박주영(셀타 비고)의 움직임이 아쉬웠다.
▲상대가 중앙에서 몸싸움이나 체력 면에서 강하다. 김신욱이 그런 부분에서 싸워주고 박주영에게는 뒤쪽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을 요구했다. 그런데 오늘 양 사이드에서 돌파가 잘 안 이루어져서 중앙에서 기회가 생기지 않았다.
--윤석영(전남)과 오범석(수원)이 맡은 좌우 풀백에 대한 평가는.
▲적극적으로 경기하라고 주문했는데 다소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했다. 그래도 불필요한 백패스 장면 말고는 두 선수 모두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최근 경기에서 계속 세트피스 상황에서 실점하고 있는데.
▲롱스로인이나 코너킥 부분에 대해 굉장히 훈련을 많이 했고 집중력을 요구했는데 세컨드볼 장면에서 좋지 않아 실점한 것 같다. 오늘 전체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선수들이 이란 원정 징크스를 깨려고 최선을 다해준 점은 높이 산다. 경기 결과는 모두 감독의 책임이고 운이 따라주지 않은 것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아직 실망할 단계가 아닌 만큼 앞으로 경기에 대비해 보완하고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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