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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 10월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 로더데일에서 개최한 VIP 고객 대상 '큐레이터 이벤트'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의 스마트 TV를 살펴보고 있다. |
5일 글로벌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들이 미국 유력 평가기관이 선정하는 최고 상품 부문을 독식하고 있다. 미국 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소비자 잡지인 ‘컨슈머리포트’ 11월호는 ‘올해의 최고 제품’ 스마트폰 부문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S3를 1위로 선정했다. 애플의 아이폰4S와는 큰 격차를 보였다. 이와 함께 양문형냉장고, 60·32인치 LCD TV 등 5개 제품도 1위를 차지했다.
아울러 컨슈머리포트는 LG전자의 LCD TV와 PDP TV, 프렌치도어 냉장고, 드럼세탁기, 전자동세탁기(일반세탁기) 등 10개 제품도 ‘올해의 최고 제품’ 1위로 선정했다.
미국 최대 일간지인 USA투데이가 운영하는 IT·가전제품 전문 평가 사이트인 리뷰드닷컴도 지난 주 발표한 ‘올해의 최고 제품’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을 대거 선정했다. 삼성전자의 PDP TV와 양문형냉장고는 2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올렸다. LG전자의 광파 전기오븐도 1위로 선정됐으며, 냉장고의 ‘급속냉장’ 기술과 세탁기의 ‘터보워시’ 기술은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질주는 예상됐던 결과다. 두 업체의 기술력이 미국과 일본 등 경쟁업체들의 기술력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은 중저가 제품들이 강세를 보이는 아시아와 남미 시장과 달리 프리미엄급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미국 테크 매체인 ‘디지털 트렌드’는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 TV ES8000에 대해 “우리가 본 TV 중 단연 최고이며 디스플레이는 예술의 경지에 달했다”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미국에서 115만대의 TV를 판매해 월간 판매량 신기록을 달성하는 등 7년 연속 세계 1위를 향해 순항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북미 시장에서 삼성 TV가 인기를 끌고 있는 원동력은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라며 “앞으로도 프리미엄 마케팅과 우수한 화질, 풍부한 콘텐츠를 앞세워 적극적인 판매 전략을 구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년 이후 미국 가전시장의 판도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의도대로 형성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선 후보로 나선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과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 모두 당선 이후 보호무역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임기간 내내 경제 악화에 대한 책임론에 시달렸던 만큼 재선에 성공할 경우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을 위해 보호부역 정책을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되면 다음달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는 롬니 후보는 오바마 대통령보다 훨씬 더 강도높은 보호무역주의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국내 기업에 대한 관세·반덤핑·특허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 결국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독주에 제동이 걸리게 되는 셈이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경제가 회복되지 않는 한 외국계 기업의 실적 증가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삼성전자 등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대선 이후 시장 변화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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