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숱한 어려움과 우여곡절로 인해 재선 가능성이 불투명했던 만큼 오바마의 인생은 그야말로 한편의 드라마틱한 드라마였다. 오바마는 지난 1961년 8월 4일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당시 하와이 대학으로 유학 온 케냐인 흑인 버락 오바마, 어머니는 캔자스 출신의 인류학도였던 백인 스탠리 앤 던햄이었다.
오바마는 2살 때 부모의 이혼을 경험했고 어머니가 인도네시아 남자와 재혼하면서 오바마는 유년 시절을 인도네시아에서 4년 동안 보냈다. 하지만 어머니의 2번째 결혼도 파경을 맞아 오바마는 외조부모가 살고 있던 호놀룰루로 돌아왔다. 태어나자마자 흑인 아버지, 아시아인 양부, 백인 어머니에다가 인도네시아와 하와이를 오가는 생활을 하면서 오바마는 심한 인종·종교적 정체성 혼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때 마약까지 접하기도 했지만 1990년 하버드 법대학회지 ‘하버드 로 리뷰’ 첫 흑인 편집장이 되면서 오바마는 인생의 전기를 맞이한다. 오바마는 하버드 법대 졸업 후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다가 1996년 일리노이주(州) 상원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2004년 보스턴에서 개최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한 기조연설은 그를 전국적 정치인으로 국민들에게 각인시켰고 그해 11월 실시된 일리노이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70%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2007년 2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출마 선언을 한 그는 2008년 6월 3일 경선에서 이겼고 그해 터진 미국발 금융위기 등으로 미국 경제뿐만 아니라 전세계 경제가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실시된 제44대 대선에서 승리해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됐다.
대통령 취임 후 계속된 금융위기 여파는 그를 괴롭혔고 건강보험 개혁, 동성애자 평등정책, 부자증세 등은 보수진영의 거센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대선에서도 공화당의 미트 롬니 후보는 경제정책 실패 등을 내세우며 정권교체를 역설했고 그의 재선은 험난해 보였다. 하지만 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불어닥친 대형 허리케인 샌디에 대한 적극적 대응과 7%대로 떨어진 실업률 등 여러 긍정적인 경제지표는 그의 재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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