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대를 졸업하고 인턴과정을 마친 A씨는 병원 취직을 앞두고 국내가 아닌 미국행을 고민하고 있다. 낮은 국내 수가와 더불어 의사에 대한 환자들의 불신, 경쟁으로 인한 정신적 압박 등이 그 이유다. 향후 10년 안에 의사 평균수입이 300만원 이하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면서 개원의는 꿈도 못 꾸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소득 전문직이자 사회 0.1%로 불리는 변호사, 의사, 회계사 등 이른바 '3사(三士)'가 추락하고 있다.
특히 한 달에 200만원도 못 버는 변호사와 의사, 회계사가 늘어나면서 '성공 보증수표'로 통했던 이들의 '봄날'은 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대형 로펌의 변호사는 "법률시장의 장기적인 불황과 더불어 로스쿨 출신 변호사 등 일의 영역이 겹쳐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난 것 같다"며 "시장부족과 공급과잉을 해결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로스쿨을 통해 변호사가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갖게 된 만큼 세무, 법무 등의 영역을 변호사가 전담토록 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서비스 비용도 줄이고 사내 변호사로도 진출해 활동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불황이 없을 것으로 믿었던 의사도 최근 인식이 크게 바뀌는 분위기다.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우리나라 759개 직업 종사자의 직업만족도에서는 의사가 44위를 기록했고 치과의사, 약사, 간호사는 100위권 밖으로 밀렸다.
또 이들 중 대다수는 척박한 현실과 충분치 못한 수입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미국 의사시험을 준비하고 있을 정도다.
의사의 업무만족도도 낮아지는 추세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개원의들은 자신의 직업에 대해 34.1% 만이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2009년 35.8%에 비해 1.7%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사에 대한 적대적인 분위기와 환자들의 불신, 낮은 수가로 점점 더 열악해지고 있는 국내 의료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며 "척박한 현실에 한국을 떠나는 의사들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의사 432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66.9%)이 타분야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지난 2008년에는 한 제약회사가 북미·유럽·아시아 등 13개국 의사 1741명을 대상으로 직업만족도를 파악한 결과, 우리나라 의사들의 만족도가 꼴찌인 12위를 기록했다.
회계업계도 요즘 격세지감을 절감하고 있다. 최근 대형·중견 회계법인들은 인수·합병(M&A)시장 침체로 수입원이 크게 줄어들면서 너도나도 '긴축재정'에 나서고 있다. 대형 회계법인의 경우 구조조정까지 감행하고 있다. 컨설팅 매출이 뚝 떨어지면서 수익전망이 암울하기 때문이다.
한 회계사는 "유럽발 재정위기로 인해 M&A 등과 같은 컨설팅 시장은 이미 죽은지 오래"라며 "세무분야를 제외한 회계감사와 컨설팅 부분은 실적에 못 미치고 있다"고 불평을 토로했다.
다른 회계법인 관계자도 "회계법인에서 큰 수익비중을 차지했던 컨설팅 매출액이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며 "불황의 기조가 언제 누그러들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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