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규혁 기자=안전상비의약품의 편의점 판매가 15일부터 시작된다.
이번 의약품 편의점 판매는 국민들의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해 불편을 해소하겠다는 정부의 취지로 지난 1년 간 숱한 진통 끝에 추진되는 것이라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제약 및 편의점 업계, 약사협회 등의 의견이 여전히 엇갈리고 있어 앞으로 방향성과 전망은 불투명한 상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개정으로 편의점에서 판매될 일반의약품은 해열진통제·감기약·소화제·파스류로 △타이레놀정 500mg △타이레놀정 160mg △어린이용타이레놀정 80mg △어린이타이레놀현탁액 △어린이부루펜시럽 △판콜에이내복액 △판피린티정 베아제정 △닥터베아제정 △훼스탈골드정 △훼스탈플러스정 △제일쿨파프 △신신파스아렉스 총 13개 품목이다.
타이레놀160mg과 훼스탈골드정은 포장공정·생산라인 재정비로 인해 12월 이후 시판된다.
2만 3000여개에 달하는 전국의 편의점 중 50%가 넘는 1만 1500여곳이 의약품 판매를 신청했다.
정부는 공휴일이나 일요일에도 가정상비약 구입이 가능해져 국민 편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2일 102차 라디오연설을 통해 "안전상비의약품의 편의점 판매는 보건의료에 큰 획을 긋는 일이며 앞으로 판매처 또한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약업계와 유통업계는 대체로 시큰둥한 반응이다.
유통망이나 판매품목이 늘어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각종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편의점 판매 의약품의 경우 판매량이 1일분으로 제한된다.
판매를 위해서는 포장단위와 패키지 변경이 필수적이다.
생산이 중단된 제품의 경우에는 생산 라인을 재가동해야 한다는 번거로움도 감수해야 한다.
편의점 판매가 결정된 제품들의 매출액이 그리 높지 않은 상황이라 부담은 더욱 크다.
확대된 유통망을 관리하기 위한 인력과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 제약업계의 현실이다.
기존 약국 위주의 판매 및 관리에 익숙해졌던 영업 패러다임의 변화도 일부 불가피하다.
편의점 업계의 반응도 엇갈린다.
상비의약품 판매가 편의점의 틈새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똑같은 제품들이 주간에는 약국에서도 판매되는 상황에서 뚜렷한 매출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다.
편의점 업계는 지난해 7월 박카스·까스명수·마데카솔 등 의약외품의 소매점 판매 허용으로 상당한 매출 효과를 거둔 바 있다.
하지만 일부 제품을 제외하곤 이러한 효과가 도입 초기에 집중되며 반짝효과에 그쳤다.
의약품 판매 가격 또한 문제다.
제품 가격은 약국보다 다소 비싸게 책정될 전망이다.
약국별로 제품가가 천차만별이라 직접 비교는 힘들지만 대체로 10~20% 이상 비쌀 것으로 업계는 예측했다.
편의점이 제약회사와 가격을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회사는 각 편의점 점포별로 자율적으로 책정할 방침이어서 소비자들의 혼란과 브랜드 이미지 하락도 우려되고 있다.
한 국내 제약사 마케팅 담당자는 "편의점 상비의약품 판매는 정부와 업계 간 품목 재조정·사용실태 점검 등의 과정이 논의 과정이 남아 있어 앞으로의 방향성은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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