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색 보다 진한 가족애…흑인 손자 둔 할아버지 보험설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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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1-1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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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홍경 LIG손해보험 안산지역단 안산지점 샤론대리점 LIG 컨설턴트(LC)

김홍경 LIG손해보험 안산지역단 안산지점 샤론대리점 LIG 컨설턴트(LC·가운데)와 버지니아(Virginia·왼쪽), 그녀의 아들 다니엘(Daniel)이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김 LC와 콩고 출신 흑인 모자는 피부색을 뛰어 넘어 가족의 연을 맺었다.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피부색이 다르다고 해서 편견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콩고 출신 흑인 여성 버지니아(Virginia·39세), 그녀의 아들 다니엘(Daniel·10세)과 가족의 연을 맺은 김홍경 LIG손해보험 안산지역단 안산지점 샤론대리점 LIG 컨설턴트(LC·64세)는 18일 “다니엘과 목욕탕을 가면 아직도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버지니아도, 다니엘도 계속해서 한국에서 살 우리의 가족”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최근 2012 MBC 대기획 ‘안녕?! 오케스트라’ 출연으로 유명세를 탄 다니엘 모자와 김 LC의 인연은 우연히 지인에게 길을 안내하면서 시작됐다.

우여곡절 끝에 고국을 떠나 경기도 안산에 살림을 차린 버지니아와 다니엘의 한국 생활은 낯설고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다.

어딜 가나 흑인에 대한 편견이 뒤따르다 보니 동네 아이들은 모자를 놀려대기 일쑤였고, 지하철 승객들은 두 사람이 자신의 옆에 타는 것조차 꺼렸다.

김 LC는 “버지니아를 만나러 가던 한 대학 교수가 안산 지리를 잘 모른다며 저에게 길 안내를 부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단칸방에 살고 있는 두 사람을 보니 ‘남자의 손길이 필요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특히 다니엘의 얼굴이 눈에 밟혀 시간이 날 때마다 집에 찾아갔다”고 전했다.

버지니아 모자는 이후 여름이면 방충망을 달아주고, 겨울이면 난방기기를 손봐주는 김 LC에게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게 됐다.

김 LC는 명절 때마다 모자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음식을 나눠 먹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다니엘에게 책가방을 선물하면서 가족의 정을 쌓았다.

김 LC의 한 결 같은 정성은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한 버지니아의 친어머니마저 감동시켰다.

프랑스에 거주 중인 버지니아의 어머니는 김 LC의 신원보증으로 한 달간 한국에 머물다 돌아가면서 그에게 버지니아를 양녀로 받아달라고 간청했다.

김 LC에 대한 강한 믿음과 신뢰가 없었다면 자신의 딸을 피부색이 다른 노인에게 맡기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김 LC는 “물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도 고마운 일이지만, 정신적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편견 없는 시선으로 바라봐주고, 친구를 대하듯 대한다면 그들도 마음을 열고 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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