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마 총통이 지난 기대와 성원 속에 2008년 취임했으나 5년 뒤인 현재 지지율이 13%까지 추락하는 등 대만 국민의 신뢰를 잃고 있다며 마잉주를 ‘얼간이(Bumbler)’라 혹평했다. 이 잡지는 마 총통이 서민들의 삶을 제대로 개선하지 못한 데다가 경제회복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우유부단하며 정책의 일관성이 결여됐다고 보도했다.
대만 롄허바오(聯合報) 19일 보도에 따르면 대만 총통부는 각 부서에 잡지에 보도된 내용에 대해 해결책을 찾을 것을 지시하는 한편 주영국 대만 대표처에 지시해 이코노미스트 측에 항의와 함께 보도 내용에 대해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대만 외교부 샤리창(夏李昌) 대변인은 “일부 문제는 더 노력할 필요가 있지만 외교나 양안 관계 등에서는 훌륭한 성과를 거뒀다"며 “언론에서 마잉주 정권의 성과와 노력을 균형있는 시각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대만 정계 인사들도 잇따라 마잉주 총통 감싸기에 나섰다고 홍콩 밍바오(明報)는 전했다.
천충(陳沖) 대만 행장원장(총리)도 18일 “이코노미스트 장기 애독자로서 이 잡지의 성향을 잘 안다”며 “이코노미스트는 어떤 국가 정부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천 행정원장은 “일부 보도내용은 정확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룽잉타이(龍應臺) 대만 문화부장도 “국민들은 자긍심을 가져야 하며, 일부 외신 보도에 대해 크게 반응할 것 없다”고 전했다. 왕젠(王建) 대만 감찰원장도 “바보가 어떻게 하버드 박사 학위를 따냐”며 “마잉주 총통은 전혀 어리석지 않으며 다만 통이 좀 작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진당 등 야권은 이번 얼간이 발언은 국가적인 망신이라며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민진당 쑤전창(蘇貞昌) 주석은 “이번 보도로 총통과 국가 이미지가 손상됐다”며 마 총통이 하루빨리 대책회의를 열고 국가 위기를 해결하고 자신의 이미지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진당 입법원 단서기장(원내총무) 차이지창(蔡基昌)은 “(총통이 얼간이라는) 국가의 기밀을 이코노미스트에서 알아버렸으니 대만엔 매우 불행한 일이다”며 비꼬았다.
사실 마 총통이 외신 보도 내용에 대해 정정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래서 대만 정계에서는 마잉주 총통을 ‘마정정(馬更正)'이라 일컫기도 한다.
마 총통은 지난 2010년 미국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말한 내용이 확대 해석됐다고 판단돼 총통부를 통해 AP 측에 보도 내용을 정정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반응이 없자 아예 당시 인터뷰 진행 동영상을 공개했다. 앞서 2009년에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도 양안관계에 대한 내용이 자신의 의사와 다르게 보도되자 WSJ 측에 보도 정정을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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