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일자리 창출-1> ‘지지부진(遲遲不進)’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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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1-2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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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 이후 20차례 걸쳐 830여건 정책과제 진전 전무<br/>서비스산업의 선전, 3분기 서비스수출 19.3% 증가

아주경제 이규하·유지승 기자= 글로벌 경제위기의 후폭풍이 우리나라 경제에 악재로 작용하면서 내년 고용시장은 ‘취업 빙하기’가 휘몰아칠 전망이다.

정부도 청년 취업난, 자영업자의 도산, 비정규직 등 고질적인 고용 난국을 타파하기 위해 또 다른 성장엔진인 서비스산업 육성 정책을 내놨지만 미온적이다.

저부가 서비스 일자리로 취업률 상승을 자랑하기 보단, 규제를 완화한 고부가 서비스산업 육성 등을 통한 실질적 일자리 창출 의지가 절실한 시점이다.

20일 정부·민간경제연구소 등 전문가들에 따르면 정부가 서비스산업 대책으로 지난 2008년 이후 20차례에 걸쳐 830여건의 정책과제를 내놨지만 규제완화나 지원 진전이 전무하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는 제조업에서 세계 6대 강국이지만 서비스산업은 최하위 수준을 맴돌고 있다.

제조업은 고용 없는 성장으로 일자리 창출에 한계가 있는 반면, 서비스업은 제조업 대비 2배 수준의 고용 창출 능력이 있다.

이 때문에 각 분야에서는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한 △관련 인프라 보강 △진입규제 완화 추진△구체적 실행계획 등을 제시해왔다.

지난해 정부가 중소기업에 재정 지원한 금액 중 53.8%는 제조업에 돌아갔다. 하지만 서비스업에 대한 지원은 10.8%에 불과하다. 그 결과 세계무대에서 일류로 평가받을 수 있는 서비스업 탄생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결과를 초례했다.

그럼에도 서비스업은 놀라운 선전을 펼치고 있는 추세다. 지난 3분기까지 상품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0.3% 기록에 반해 서비스수출은 무려 19.7% 늘었기 때문이다. 서비스수지도 23억2000만 달러 흑자로 14년 만의 쾌거다.

따라서 서비스 수지의 지속적인 흑자를 위해서는 제조업과 수출만이 전부라는 의식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제조업 못지않은 경쟁력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절실하다.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이 국회에 계류 중인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이다. 정부가 내놓은 이 법은 18대 국회에서 폐기됐고, 19대 들어서도 논의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19대 첫 정기국회가 대선을 앞두고 난항을 겪으면서 민생문제를 포함한 선 굵은 법안들은 놀고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은 경쟁력 있는 서비스기업의 창업 및 국외 진출을 지원하고 필요한 자금·인력 지원 및 조세 감면 등의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다.

아울러 질(質) 낮은 서비스 일자리 취업으로 인한 낙인효과(stigma effect)도 우려돼 개선책이 절실하다. 또 서비스업 낙후의 원인 중 하나인 서비스산업에 대한 ‘역차별’ 정책도 해소해야할 과제다.

현재 대선 후보 빅3인 ‘박·문·안’도 ‘서비스산업을 신(新)성장 동력으로 삼겠다’고 뒤늦게 입을 모았다. 서비스산업 중심의 내수 진작 특별대책을 마련하고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국회통과를 약속한 것이다.

그러나 일자리 창출이 가장 시급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산업의 미래 역할에 대한 고뇌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황수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은 “그동안 우리나라는 제조업 수출 주도형으로 제조업과 관련한 노동이 표준이 돼 왔었다“며 ”선진국에 비해 서비스 산업에 대한 노동의 표준이 미비한 상황이다.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에 맞는 인력양성 훈련도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이라고 진단했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도 “정부가 지난 10년 동안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들을 많이 내놨었지만, 중간 과정에서 타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미뤄져 왔다”며 “정부가 서비스 산업에 대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인식하고 있으나, 지속적인 추진 의지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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