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경록 기자= 한국의 관광 산업에 새로운 역사가 쓰여졌다.
21일 오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인천국제공항 1층 입국장 C번 게이트에서 1000만번째 외래관광객을 맞는 환영식을 가졌다. 행운의 주인공은 중국인 리팅팅(Li Ting Ting·28·여). 4박 5일 일정으로 어머니인 예슈팡(Ye Shu Fang·58)과 함께 처음으로 방문한 한국에서 뜻하지 않은 1000만번째 손님이 된 것이다. 공항을 통해 들어서는 그들을 향해 미리 준비한 환영 꽃다발과 함께 감사 인사가 이어졌다.
한 해에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래관광객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섰다. 외래 관광객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55년 6월 부산에서 캐나다인이 첫발을 내디던 이후, 한 해에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래관광객은 1978년에 100만 명, 2000년에 500만명을 넘어선 이후 12년만에 이룬 쾌거다. 올 연말까지 당초 목표치인 1100만명을 넘어 1130만명의 관광객이 우리나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환영식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최광식 장관을 비롯해 한국관광공사 이 참 사장, 한국방문의해위원회 홍주민 사무총장, 관광협회중앙회·여행업협회 남상만 회장 등 한국관광산업을 이끌고 있는 주요인사들은 1000만번 째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을 반갑게 맞았다.
최광식 장관은 환영사를 통해 "1000만번 째 손님을 맞이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리핑핑 모녀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어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외래관광객 천만명 달성에 공헌한 관광·여행업계 관계자 여러분께 먼저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이제는 양적 성장 못지 않게 질적 성장에도 더욱 집중해 다시 찾고 싶은 대한민국을 만들도록 하겠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에 리핑핑은 "먼저 처음으로 방문한 한국에서 이렇게 환대해주셔서 매우 감사하다"며 "평소 한국 드라마와 연예 TV프로그램을 즐겨보는데 한국의 음식과 화장품 등에 관심이 많았다. 내년에도 친구와 함께 다시 한국을 찾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1000만명 외래관광객을 조기에 달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역시 한류다. 식을 줄 모르는 한류 열풍 속에서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각각 30%, 19% 등으로 늘면서 1000만명 관광객 달성에 큰 힘을 보탰다. 또한 G20핵안보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등으로 국격의 향상과 2018년 부터 2012년까지 '한국방문의해위원회'를 조직해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을 전개한 것도 한몫을 했다는 평가다.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에 의하면 2011년 방한 외래 관광객수는 980만명으로 세계 25위를 기록했다. 체코 28위, 스위스 30위, 호주 42위 등보다 높은 순위이다. 최근 3년간(2009~2011년) 우리나라를 찾은 외래 관광객수의 증가율은 12.4%로 미국 2.9%, 중국 2.9%, 이탈리아 2.6% 등에 비해 월등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1987년 100만명을 돌파한 이래 연평균 15%의 고성장을 지속해 OECD 주요국 중 최고 수준이다.
국내 관광산업도 지난 5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관광수입은 2007년 61억달러에서 올해 134%가 증가한 143억달러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의료관광객 유치는 1만6000명에서 838% 증가한 15만명, 국제회의 개최건수는 268건에서 73% 증가한 469건이 예상되고 있다. 또 크루즈 관광객 유치는 3만6000명에서 25만명으로 590%나 늘었다.
한편 외래 관광객 1000만명 시대에는 양적 성장 못지 않게 질적 성장도 동반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대규모 국제회의 유치, 의료·공연·웨딩·스키 등 고부가가치 관광상품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 한류 열풍이 지속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이를 통해 한국 관광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궁극적으로 다시 찾고 싶은 대한민국으로 만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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