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한강 신화’ 압구정·여의도 집값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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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1-2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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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르네상스 사업 추진으로 ‘대박 신화’를 꿈꾸던 한강변 아파트 단지들의 가격이 올해 하반기 들어 추풍낙엽이다.

‘부촌 1번지’로 꼽히던 압구정동마저 3.3㎡당 4천만원을 넘는 아파트가 최근 자취를 감추는 등 다른 지역에 비해 거품이 꺼지는 속도가 빠르다.

25일 국민은행 ‘가장 비싼 아파트’ 통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7차의 지난주 매매시세는 ㎡당 1천195만원으로 3.3㎡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3천944만원으로 4천만원 대가 무너졌다.

압구정 현대7차의 매매가격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평형별로 3.3㎡당 4천300만~5천만원에 이르렀지만 8월 이후 급격하게 하락하는 추세다.

이 아파트 157㎡(이하 전용면적)는 올해 1월 21억6천만원에 두 건이 매매됐지만 지난 8월에는 19억4천500만원에 팔려 20억원 선이 붕괴됐다.

압구정동에서 가장 비싼 현대7차의 급락세로 이 지역에서 3.3㎡당 4천만원을 넘는 아파트는 모두 사라지게 됐다. 현대4차는 3.3㎡당 3천930만원이다.

2010년 1월 14억원에 거래되던 현대3차 83㎡는 지난 13일 8억7천500만원에 팔려 실제 거래가가 2년 10개월만에 38% 떨어졌다.

압구정동 A공인 관계자는 “올해 들어 9억원대로 내려갔는데 요즘 8억원대 급매물도 가끔 나오고 있다”며 “그런데도 매수자가 가격을 더 낮추려고 해 계약이 성사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또 현대5차 82㎡는 2010년 1월 16억4천만원에서 올해 11월 9억8천만원으로, 현대6차 145㎡는 2010년 1월 22억5천만원에서 올해 10월 16억3천만원으로, 현대7차 144㎡는 2010년 5월 23억원에서 올해 10월 17억원으로 각각 실거래가가 급락했다.

2010년 초 고점과 비교해 3년도 안된 기간에 27~40% 떨어진 셈이다.
여의도 부동산 시장도 압구정동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역시 2010년 고점을 찍었던 여의도 주요 아파트의 실거래가는 당시보다 33~3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의도 삼부아파트 92㎡는 2010년 2월 9억8천만원에서 올해 10월 6억5천만원으로, 시범아파트 61㎡는 2010년 2월 7억5천300만원에서 이달 4억7천만원으로, 한양아파트 150㎡는 2010년 1월 12억3천500만원에서 지난 9월 8억3천만원으로 각각 떨어졌다.

여의도동 S공인 관계자는 “삼부아파트 70㎡는 2년 전 10억원 근처까지 올라갔지만 얼마 전 6억7천만원에 거래됐다. 최저 6억5천만원짜리 매물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전통의 아파트 부촌인 압구정동과 여의도의 주택시장이 동반 몰락한 것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추진하던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좌초와 국내외 경기침체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한강 조망권을 가진 초고층 최신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지난해 10월 박원순 현 서울시장의 당선과 부동산 시장 침체로 거의 사라진 상태다.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팀장은 “한강르네상스라는 장밋빛 청사진이 허물어지면서 거품이 빠지는 추세”라며 “올해 들어 압구정동과 여의도 아파트 중에는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한 단지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집값 거품이 심한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대부분 2006년 말~2007년 초 고점을 찍고 6~7년에 걸쳐 서서히 하락한 반면 압구정동과 여의도는 한강변 개발 기대감으로 2010년까지 고점을 유지하다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급격하게 떨어져 체감 낙폭이 더 크다.

박 팀장은 “다른 지역보다 거품이 빠지는 속도가 빠르다 보니 심리적으로 더 위축되는 분위기”라며 “압구정동은 2006년 말 이후 가격이 다소 떨어졌다 2010년 반등한 뒤 다시 하락하는 ‘쌍봉형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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